[벼내림 칼럼] 수박과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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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내림 칼럼] 수박과 여름

문화매거진 2025-09-26 14:34:04 신고

▲ 직접 그린 수박 요소 / 그림: 벼내림
▲ 직접 그린 수박 요소 / 그림: 벼내림


[문화매거진=벼내림 작가] 여름이 끝나간다. 처서가 지났지만 아직 마트에서 수박을 만날 수 있으니, 여름이 조금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내게 여름과 수박은 짝꿍이다. ‘여름’하면 ‘수박’이, ‘수박’하면 ‘여름’이 떠오르니까. 과일을 좋아해서 그런가, 과일과 계절을 묶음으로 기억하나 보다. 

지나가는 이 계절이 아쉬워 하나의 재밌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바로 ‘수박으로 여름이라는 글씨 만들기’다. 수박의 특징적인 모양새를 글씨 디자인에 녹여 나만의 여름을 간직해보려 한다. 

이 귀여운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마트에서 아담한 크기의 수박을 샀다. 아마 여름에 먹는 마지막 수박일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집에 오자마자 분해를 시작했다. 위 뚜껑을 자르는데 영화 ‘킬 빌(Kill Bill)’에서 주인공이 오렌 이시이의 머리를 가르는 장면이 떠올라 잠시 오싹했다. 

▲ 영화 'Kill Bill: Vol. 1' 스틸컷 / 사진: IMDB 제공
▲ 영화 'Kill Bill: Vol. 1' 스틸컷 / 사진: IMDB 제공


여러 모양으로 분해하며 ‘수박’하면 떠올랐던 얼룩말 무늬와 빨강과 초록보다도 속살의 연두색 형광 빛이 가장 또렷하게 다가왔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잘 먹지 못한다고 한다. 오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은 안 되지만 이해는 간다. 확실히 단맛이 덜 느껴지는 부분이긴 하다. 생각해 보니 과일에서 이렇게 형광색을 띠는 걸 본 적이 있던가? 기껏해야 석류 정도가 떠올랐다. 오래 들여보고 있으니 분명 익숙한 과일인데 낯설기도 했다. 

▲ 수박을 분해하며 찍은 이미지 / 사진: 벼내림 제공
▲ 수박을 분해하며 찍은 이미지 / 사진: 벼내림 제공


탐색 끝에 단면, 꼭지, 씨, 무늬로 재밌는 형태를 완성했다. 수박씨는 먹을 때마다 거슬린다고만 여겼는데 그림 속에선 재밌는 디자인 씨앗이 되었다. 앞으론 미워하지 말아야지. 해체한 수박은 몇 주간 부지런히 먹었다. 이젠 여름을 보내줄 시간이다. 잘 가 여름아, 또 보자 수박! 

▲ 수박으로 쓴 '여름' 글씨 / 그림: 벼내림 
▲ 수박으로 쓴 '여름' 글씨 / 그림: 벼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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