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국내 게임 업계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넥슨이 자회사 네오플의 파업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 임금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숙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업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이 파업 사태는 노조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 해결에 대한 사측의 대응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돈을 얼마 더 받고 말고의 사안이 아닌 게임 업계의 관행을 깰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 노동조합이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파업을 재개했다.
노조는 2024년 영업이익의 4%에 해당하는 수익배분금(PS)을 전 직원에게 지급하고, 이를 제도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일부 조직에만 보너스를 지급하는 '목표 달성형 스팟 보너스' 제안을 내놓았지만, 노조는 전 직원 대상 보상이 전제되지 않으면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던전앤파이터('던파') 20주년 행사 취소, 콘텐츠 업데이트 지연 등 사업 차질이 잇따르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게임업계의 보상 구조, 경영 책임, 노동의 가치 인식 등 복합적 맥락이 뒤섞인 갈등이라는 분석이다.
기업이 이익을 거두면서도, 성과에 기여한 직원에게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는 구조는 내부 불만을 키울 수밖에 없다. 던파 성과로 매출이 급증했음에도 보상은 일부 조직에 치우쳤다는 비판 제기되고 있다.
파업 참여 인력이 핵심 개발 라인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측 방침이 노사 간 '기여도' 논란을 낳고, 조직 간 차별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작동할 위험이 있다. 파업 참여 인력이 던파 핵심 인력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런 편 가르기가 더 큰 문제라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
기업의 책임 회피와 외부 여론전략 기업은 "완성도 부족"이라는 이유로 행사를 취소하거나 일방적 보상 제안을 내놓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여론을 잠재우려 한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던파 20주년 행사 취소가 파업 영향으로 해석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도 피해갈 수 없다.
파업 탓에 업데이트 지연, 행사 취소 등이 소비자 불만을 부추기며 '이용자를 인질로 잡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소비자가 인질로 잡혔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러한 쟁점들은 결국 이번 사태가 단순히 '임금 협상' 수준을 넘어, 게임 산업의 내재적 불균형과 기업의 책임성 부재를 드러내는 하나의 사례로 읽힐 수 있게 한다.
게임업계에서는 성과·성과급 중심 문화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방식이 과도하게 치우치면 정작 '기여하지 않은' 혹은 '평가되지 못한' 노동을 소외시키거나 가치 절하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직원 간 불신과 내부 균열을 조장할 수 있다.
보상 체계, 수익 배분 기준, 조직별 기여도 등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으면 임의적 결정이 가능해진다. 노동자는 자신이 왜 적게 받는지, 왜 제외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대형 게임사의 모회사 중심 경영, 자회사 중심 책임 회피, 주요 의사결정의 폐쇄성 등이 결합되면 책임성 결핍이 생긴다. 노사 교섭에서 자본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에서는 대외 리스크, 환율, 정책 변화 등이 기업 수익 구조에 민감하다. 이러한 외부 압박이 내부 갈등과 결합되면, 기업 쪽이 내부 비용을 통제하려는 유인이 커진다.
한국 노동법 및 노동권 보호 제도는 일부 산업·직종에서는 여전히 후행적이다. 특히 IT·콘텐츠 산업에서는 노동 제도와 현장 관행 간 괴리가 크다. 변화하는 시장 구조에 법·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갈등의 빈도와 강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단기 합의 후 봉합 노사 모두 타협안을 내고 파업 종료 표면적 화해에 그칠 위험이 있다. 이후 재발 요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예고된 재충돌' 가능성이 있다.
이용자 불만이 누적되면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기업은 여론 관리를 시도할 것이고, 소비자 권리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것이다.
단순한 타결 여부보다는 '어떤 구조 변화가 남았는가' '기업이 책임을 감당할 의지가 있는가' '보상·투명성·책임 거버넌스 체계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넥슨이 이번 사태를 제대로 마무리 하기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게임 업계 리딩 업체로서 모범을 보여야 만 유사한 사례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넥슨 사측이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기업은 수익 배분 기준, 조직별 기여도 평가, 보상 구조 등 핵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내부 직원뿐 아니라 외부에도 일정 수준의 설명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일시적 보너스가 아니라,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 배분 제도를 설계해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 노동자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거버넌스 구조에서 책임 균형을 조정해야 한다.
노동법과 콘텐츠 산업 특성을 반영한 제도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기업은 법제 변화를 예상하여 책임 있는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파업·갈등 과정에서도 이용자 피해 최소화와 정당한 설명이 필요하다. 소비자를 인질화하는 경영 전략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넥슨·네오플 파업 사태는 단순한 임금 분쟁이 아니다. 이는 한국 게임업계가 마주한 노동·보상·책임의 근본적 갈등이 드러난 사건이다. 단기적 타결에만 머문다면 내부 균열은 반복될 수밖에 없으며 진정한 변화는 기업의 태도와 구조 개혁에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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