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심해저 채굴 기업 더메탈스컴퍼니(The Metals Company, 이하 TMC)에 투자해 문제가 된 고려아연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비판적 목소리를 내 주목받고 있다. 고려아연이 “단순 재무적 투자”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환경단체와 법조계는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24일 기후해양정책연구소 코리(CORI)는 고려아연이 국제법 위반 논란이 있는 TMC 투자와 관련, 환경·사회적 책임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6월 심해저 채굴을 통해 지난 6월 TMC에 8520만달러(약 1190억원)를 투자해 TMC 주식 총수의 4.95%를 매입했다. TMC는 세계 최초로 상업적 심해저 채굴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기업이다.
이에 대해 기후해양정책연구소 코리(CORI), 공익법센터 어필(APIL), 국제환경단체 심해보전연합(DSCC)은 지난 7월 고려아연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 TMC 투자가 국제법적·사회적 책임 기준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137조에 따라 국제해저기구(ISA) 승인 없는 채굴은 무효라는 점을 강조하며, 고려아연이 이 같은 기업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은 불법적 활동에 연루될 소지를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태평양 해산(海山)에서 채집한 망간단괴 / 美 연방해양대기청
고려아연은 지난 8월 회신을 통해 “TMC는 현재 실제 채광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국제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지위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이번 투자는 니켈·코발트 등 2차전지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소수지분 투자로, 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공식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무적 판단”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투자계약서에 환경법 준수와 인허가 취득 관련 보증 조항을 포함했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법조계는 이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리의 김은희 대표는 “심해 생태계는 복원력이 낮아 한번 훼손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경제적 이익이 불확실한 사업에 투자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 역시 국제사회에서 확산되는 심해 채굴 모라토리엄 흐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정신영 변호사도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에 따라 소수지분 투자자도 인권·환경 리스크를 검토해야 하며, 직접적 의사결정권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법 전문가 던컨 커리 DSCC 자문위원은 “국제법은 명확하다”며 “한국은 자국 기업이 불법적 심해저 채굴 활동에 연루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제사회는 국제해저기구(ISA)를 중심으로 심해 채굴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모라토리엄을 촉구 중이다. 수십 개국과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사전예방적 중단을 요구하는 가운데, TMC의 사업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시민단체들은 고려아연이 ESG 경영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투자 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와의 공개적 소통과 검증 절차를 생략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정부 부처와의 협의, 시민사회 및 학계와의 대화 등 투명한 검증 절차 마련을 촉구하며, 고려아연이 재무적 논리만을 앞세운다면 국제법적·환경적 책임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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