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치료하지 않는 것이 약물 복용보다 더 큰 위험 초래"
자폐증 진단율 증가 원인은?
환경적 요인과 특정 약물이 유행 주장..."비과학적"
타이레놀 갈무리
[포인트경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Tylenol,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복용이 태아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반박 성명을 통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뒷받침할 결정적인 과학적 증거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서 WHO는 지난 10년간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현재까지 일관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WHO 대변인 타릭 야사레비치는 "일부 관찰 연구에서 연관성을 시사했지만, 이후 여러 연구에서는 그러한 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연구 결과의 일관성 부족을 지적했다. 또한 "인과관계를 단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는 임신 중 어떤 약물이든 의사나 의료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고 권고하며, 임신 중 고열이나 통증을 치료하지 않는 것이 약물 복용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유럽의약품청(EMA)을 비롯해 영국, 호주 등 여러 국가의 보건 당국 역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사이의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며 WHO의 입장에 동의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임신부가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식품의약국(FDA)이 곧 의사들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또한 류코보린이라는 약물이 자폐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함께 내놓았는데, 이 역시 학계에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논란은 미국 내 자폐증 증가의 원인을 찾으려는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환경적 요인과 특정 약물이 자폐증 유행을 일으킨다는 주장인데, 주류 과학계는 이러한 주장이 비과학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이유(예: 고열, 통증) 자체가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약물 자체의 영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자폐증 관련 문제에 대한 WHO 성명 갈무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자폐증 진단율은 2025년 기준 44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20년 전(2000년 150명 중 1명)과 비교할 때 크게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1년 한국에서 77명 중 1명꼴로 자폐증 진단을 받았으며,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다.(2019년 2만8678명→2022년 3만7603명)
전문가들이 꼽는 자폐증 진단율 증가 원인은 ▲진단 기준의 변화와 확장, ▲조기 진단과 인식 개선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연구 등이 있다. 자폐증 진단 수치 증가는 실제 유병률 증가뿐만 아니라, 진단 기준의 변화와 사회적 인식 개선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내외 주요 의료 전문가와 단체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임신부들 사이에서 불필요한 공포와 혼란을 조장하고, 꼭 필요한 경우 타이레놀 복용을 꺼리게 만들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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