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은행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내달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봄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미국 성장률은 1.8%에서 내년엔 1.5%로 더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서다. 지난 17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4.00~4.25%로 조정했다. OECD 전망대로 세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3.25~3.50% 수준까지 낮아진다.
연준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로 당초에는 내달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2.00%p에서 1.75%p로 줄었지만 여전히 격차가 커 원화 절하와 자본 유출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려갔음에도 오히려 환율 상승세가 나타나는 이례적인 현상이 감지됐다. 대전의 A 경제학 교수는 “금리 차이가 줄었으니 원화가 절상돼야 하는 게 정상인데 그렇지 않았다”며 “내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 차이 축소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오히려 한·미 간 관세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내 경제 리스크를 시장이 더 예민하게 받아들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집값과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2000조 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도 내달 기준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3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6·27 가계대출 규제로 투기 수요를 조이고 9·7 대책으로 대출·보유 규제 트랙을 가동하면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된 점은 그나마 다행으로 평가된다.
충청권도 심각하다. 대전 지역 가계부채는 1분기 말 기준 48조 5000억 원으로 2019년 말 대비 21.8% 늘었다. 충청권 미분양 물량은 7월 기준 8386가구로 전국 7만 173가구의 11.9%다. 대전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전 아파트값이 한 주간 0.04% 오르는 동안 서울은 0.12% 뛰었다”며 “가계부채와 이자 부담을 줄이려면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되면 서울 집값이 다시 급등하면서 부채가 더 늘어나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딜레마를 풀기 위해선 결국 부동산 시장이 아니라 기업경기가 살아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의 한 경영학 교수는 “미국발 관세 위기 등 대외 악재가 해소돼야 기업 투자가 회복되고 그 효과가 고용·소득으로 이어질 때 가계부채 문제도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다”며 “금리 인하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내달 금리 동결 가능성마저 감지됐다. 지난 23일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 위원은 “집값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 본격적인 가계대출로 연결될까 봐 걱정”이라며 “올해에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한 번 정도는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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