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폭발한 野 "모든 법에 필리버스터"…물 건넌 민생경제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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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폭발한 野 "모든 법에 필리버스터"…물 건넌 민생경제협의체

이데일리 2025-09-23 16:39: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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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한영 조용석 박종화 기자] 여야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국민의힘은 25일 본회의에서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합의했던 민생경제협의체는 출범 2주가 넘도록 첫발도 떼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이견 없는 여야 공통 법안을 처리하자”던 협의체가 불발되면서, 9월 정기국회가 한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민생 법안은 단 한 건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 = 이데일리DB)


◇국힘, 결국 꺼내 든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당 알림을 통해 “민주당이 기어이 25일 본회의에서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이에 우리 당은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원들을 향해 “본회의 무제한 토론을 대비해 일정을 사전에 조율해 달라”며 “이 시각 이후부터 해외 활동 및 일정은 전면 금지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할테면 하라”는 입장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족 큰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전했으나, 정부조직법 관련 사안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것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는 민주당 의지에 막혔다”고 지적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내일 전체회의기 때문에 추가 회동은 없다.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라며 국민의힘이 예고한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도 “걸면 상대해주겠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당초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4개 법안만 상정할 계획이었으나, 일반 법안까지 포함해 60개 이상을 상정할 방침이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올라갈 법안은 일반법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포함해 60개 이상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60여 개 법안 모두에 필리버스터를 걸 경우 최대 70일가량이 소요돼, 정기국회 폐막까지 본회의가 필리버스터로만 채워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시작된 뒤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에 들어갈 수 있다.

◇송언석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수단” 강경 대응

국민의힘이 강경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자리한다. 민주당은 24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5일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를 핵심으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검찰청을 없애고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해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 공소청에 각각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송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으로서 목소리를 높여도 통하지 않고, 거대 여당이 들어주지 않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이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라는 의견이 당내에 많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조희대 청문회안’도 갈등에 불을 지폈다. 송 원내대표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를 두고 “민주당의 폭주가 도를 넘었다. 어제(22일) 국회 법사위에서 야당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조희대 대법원장 긴급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일방 처리했다”며“이대로 청문회가 열리면 2025년 9월 30일은 대한민국 3권분립의 사망일이자 국회의 사망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與野 대치 심화에 민생경제협의체 ‘정지’

이처럼 정국이 경색되면서 민생경제협의체 출범도 지난 8일 구성에 협의한 지 2주가 넘도록 사실상 ‘무기한 연기’ 상태다. 국민의힘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우리가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며 “협의체는 순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의체가 불발되면서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여야가 합의한 민생 법안은 단 한 건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과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별검사법 개정안뿐이다.

협의체 논의 안건으로 거론됐던 ‘배임죄 완화’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초 민주당과 정부는 기업 경영 부담을 줄이겠다며 배임죄 완화를 주장했고 국민의힘도 공감하는 듯했으나, 최근 민주당이 완화가 아닌 전면 폐지로 방향을 튼 것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배임죄 폐지는 재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숙원 과제이자 민생경제 회복과 기업 활동 정상화를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반대한다면 그 책임은 국민과 재계 앞에서 분명히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배임죄 폐지에 대해 “대장동 재판 등을 아예 없애려는 ‘이재명 구하기 법’”이라며 “배임죄를 폐지하면 회사에 손해를 가한 행위를 면책하겠다는 것인데 그러면 경영 투명성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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