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애니메이션 열풍을 이어갈 또 하나의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애니메이션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3월에 개봉한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은 94만 명, 지난 7월 개봉한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은 73만 명, 그리고 최근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무려 48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를 휩쓸었다.
영화계의 불황 속에 애니메이션의 흥행 신드롬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마니아의 영역이라 생각되던 애니메이션이 대중문화를 주도할 만큼 힘이 강해졌다는 것. 그리고 한국 영화가 복제를 반복하며 상실해 갔던 새로운 이미지와 재미를 현재의 관객이 만화에서 발견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24일 개봉하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하 ‘체인소 맨: 레제편’) 역시 개성이 매우 강해 애니메이션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다음 주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3,000만 부 이상 팔린 후지모토 타츠키의 원작 ‘체인소 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에피소드를 담은 첫 극장판이다. 전기톱 악마 ‘포치타’와의 계약으로 ‘체인소 맨’이 된 소년 ‘덴지’와 정체불명의 소녀 ‘레제’의 만남이 전개된다.
첫 번째 극장판이지만 ‘체인소 맨: 레제편’은 악마, 데블 헌터, 악마와의 계약 등 작품의 주요 설정과 인물에 관한 소개를 생략한 채 이야기를 시작한다. ‘레제’라는 캐릭터가 중심에 있는 이야기로 문을 열고 닫는다. 덕분에 설명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반대로 이는 불친절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한다면 작품의 세계관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설정이 꾸준히 언급되기 때문에 중반부에 이르면 ‘체인소 맨’의 틀과 캐릭터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체인소 맨: 레제편’ 관람 후 ‘체인소 맨’ 시리즈를 찾아보며 시리즈에 입문하는 팬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품을 조금 더 깊게 즐기고 싶다면, 기본 설정 정도는 찾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체인소 맨: 레제편’은 폭력성이 높으며, 신체가 절단되고 피가 튀는 장면이 많다. 슬래셔 장르와 닿아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어두운 편이라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만화적인 색감과 표현으로 악마들 간의 액션을 그려 묘한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잔혹하지만, 그만큼 새롭고 개성 넘치는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기괴한 이미지와 연출이 스타일리시함으로 느껴질 때면 ‘체인소 맨’의 매력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진다.
순진한 듯 보이면서도 욕구에 충실한 주인공 ‘덴지’는 터무니없는 동기를 가진 캐릭터다. 그는 종종 나사 풀린 듯한 대사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며 흥미로운 순간을 만들어 낸다. 여기에 검술을 다루는 ‘아키’, 강하지만 게으른 ‘천사의 악마’, 폭발적인 힘을 가진 ‘파워 등 ‘체인소 맨: 레제편’에는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가치관과 목표가 뚜렷해 부딪히는 순간이 많고, 이때의 재미가 크다. 특히, 덴지와 그의 짝인 ‘빔’은 개그 콤비로 활약하며 작품의 웃음을 담당한다.
‘체인소 맨’ 극장판의 최고의 매력은 액션에 있다. 기괴한 외형의 악마들과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능력을 응용하고 과시한다. 그로테스크한 이미지 속에서 터져 나오는 캐릭터들의 광기는 독창적인 액션신으로 이어저 몰입도가 높다. 타격감과 속도감이 높은 액션이 거대한 스크린에서 펼쳐질 때의 쾌감이 상당하다. 특히, 폭탄의 악마가 연속적인 폭발을 통해 힘과 스피드를 증폭시키는 장면의 연출이 특히 압권이다. 또한, 덴지는 특유의 쾌활함과 괴짜스러운 액션으로 웃음을 더하며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여기에 귀를 때리는 음악은 콘서트 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흥을 돋운다. ‘체인소 맨: 레제편’ OST에는 일본 대표 뮤지션 요네즈 켄시가 참여했다. 앞서 그는 ‘체인소 맨’ TV 시리즈 오프닝곡 ‘KICK BACK’으로 시리즈의 인기에 기여한 바 있다. ‘체인소 맨: 레제편’에서는 ‘IRIS OUT’으로 덴지의 혼란스럽고 폭발하는 감정을 표현해 냈다. 이 곡 덕분에 작품 속 액션신은 더 강렬하고 리드미컬하게 연출될 수 있었다.
‘체인소 맨: 레제편’은 원작을 잘 이식하면서도 스펙터클한 스크린에서 상영될 때 가질 수 있는 장점까지 흡수했다. 고어한 표현 방식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 광풍을 잇기에 손색이 없는 짜릿한 작품이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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