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나폴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 할 수 있는 영화 한 편이 스크린을 찾아왔다.
“너희 젊음이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배우 김고은을 대중에게 제대로 알린 작품이었던 ‘은교'(2012)에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다. 최근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고, 불확실한 사회 분위기 탓에 젊음이라는 상을 제대로 느낄 여유가 적어진 것 같다. 그럼에도 이때가 인생을 통틀어 가장 다양한 걸 시도할 수 있는 시기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파르테노페’는 이 젊음의 에너지 속에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걸었던 한 여성의 삶을 따라간다.
영화 ‘파르테노페’ 한 번 보면 눈을 떼기 어려운 미모를 가진 파르테노페(셀레스트 달라 포르타 분)의 일생을 담았다. 1950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태어난 그는 누구에게도 얽히지 않는 유연한 태도로 삶을 항해했던 여성이다. 동시에 학문적 탐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데도 망설임이 없었다. 영화는 자유롭고 생기 넘치는 그녀의 삶, 특히 젊음이 함께하던 시간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인생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파르테노페’는 나폴리의 풍광을 스크린에 전시하며 관객을 유혹한다. 뜨거운 햇살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고풍스러운 유럽의 건축물을 다수 만날 수 있다. 영화엔 “이곳보다 아름다운 곳은 없어”라는 나폴리를 향한 애정이 듬뿍 담긴 대사가 있다. 나폴리가 고향인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은 이를 증명하려는 듯 나폴리를 충실히 담았다. 느린 카메라의 움직임 속에 포착된 나폴리 인물들은 여유로운 태도를 가지고 일상을 보내고 있다. 여행 및 휴가 욕구를 자극하는 위험한 이미지다.
패션 하우스 ‘생 로랑’이 설립한 ‘생 로랑 프로덕션’이 제작한 덕에 작품 속 인물들은 생 로랑의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화려한 색감과 스타일을 가진 의상이 나폴리의 풍광과 어우러져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뽐낸 셀레스트 달라 포르타는 생 로랑의 의상을 찰떡 같이 소화해 냈다. 화보처럼 보일 정도로 매혹적인 장면이 자주 등장하며, 셀레스트 달라 포르타는 모델 같은 우아함과 스크린을 압도하는 아우라로 작품에 몰입하게 한다.
셀레스트 달라 포르타는 우리에게 낯선 배우이지만 ‘파르테노페’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오디션을 끝에 영화에 합류한 그는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이 추구한 미학을 대변하는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원 없이 뿜어냈다. 영화는 클로즈업한 셀레스트 달라 포르타의 얼굴을 오래 응시하며 아름다움에 취하게 한다.
그는 영화에서 홀로 무드를 만들며 버텨야 하는 시간이 많았고, 한 여성의 일생을 보여주기 위해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해야 했다. 연기 경험이 적었음에도 셀레스트 달라 포르타는 여유 있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관객을 스크린으로 끌어드린다.
과시하지 않아도 매력을 숨길 수 없는 파르테노페는 주변인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드리는 엄청난 힘을 가진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파르테노페는 그 누구와도 깊게 얽히지 않은 채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다. 자신을 향한 믿음 아래 탐구적인 태도로 인생을 개척하는 그의 모습은 1900낸대 후반의 여성들을 생각하면 더 독보적이고 특별하다. 물 흘러가듯 시간의 흐름을 나열한 ‘파르테노페’의 구성은 일상적인 극 영화의 구조와 달라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관객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준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파르테노페는 나폴리의 상징이자 수호신이라고 한다. 다양한 인생의 변곡점에서 삶을 음미하는 영화 속 파르테노페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 더 자유롭고 당당한 삶을 살라고 조언하는 신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오드(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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