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얼굴’은 지난 주말(19~21일) 동안 25만 4728명을 모으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따돌리고 7일째 정상을 지켰다. 개봉 2주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입소문 효과에 힘입어 관객 동원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대작 중심의 흥행 공식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완성도로 승부하는 영화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라며 “작은 영화가 만들어낸 큰 성과가 한국 영화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결코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
◇배우와 연출, 저예산 한계를 뛰어넘다
‘얼굴’은 앞을 보지 못하는 전각 장인 임영규(권해효·박정민)와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 전 어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대형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저예산 영화가 주목받기 어려운 한국 시장에서 ‘얼굴’의 성과는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권해효·박정민의 밀도 높은 연기와 연상호 감독의 참여를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두 배우의 부자(父子) 호흡과 감독·제작진의 치밀한 협업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제작 방식도 도전적이다. 연 감독은 20여 명의 최소 인원으로 2주 프리 프로덕션, 13회차 촬영 만에 영화를 완성했다. 전통적인 상업영화 제작 기간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집중력과 기동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2억 원의 제작비로 탄생한 영화가 ‘진정성 있는 한국 영화’라는 입소문을 타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연 감독은 “거대한 제작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의미와 힘을 가질 수 있다”며 “한국 극장이 병든 게 아니라, 변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굴’이 그 변화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
◇침체된 한국 영화,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올해 한국 영화 시장은 고전 중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좀비딸’ ‘야당’ ‘히트맨2’ ‘승부’ ‘검은수녀들’ ‘신명’ 등 7편뿐이며, 아직 천만 영화도 부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얼굴’의 성공은 ‘작은 영화도 충분히 승부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관객 반응도 뜨겁다. 영화가 끝난 뒤 극장을 떠나지 못했다는 후기부터 “연상호 감독 초창기 작품을 연상케 한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얼굴’의 CGV 골든에그지수는 95%까지 상승하며 역주행세를 기록 중이다. 개봉 3주 차에 접어든 지금,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박스오피스 2위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으로 주말 동안 21만 2498명을 더해 누적 관객 수 480만 1046명을 기록했다. 이어 3위 ‘모노노케 히메’, 4위 ‘명탐정 코난: 17년 전의 잔상’, 5위 ‘F1 더 무비’가 뒤를 이었다.
최대 흥행 변수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이미 예매량 31만 장을 돌파,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