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깨를 뿌려 놓은 듯 전편에 걸쳐 유머와 코미디를 심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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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깨를 뿌려 놓은 듯 전편에 걸쳐 유머와 코미디를 심어놨다"

iMBC 연예 2025-09-22 08:46:00 신고

22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해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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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여기 나온 인물들은 다 따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 의존하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특징이라 생각하고 만들었다. 이게 원작과도 달리 더 강조된 부분이다. 만수를 중심으로 부인의 역할이 훨씬 커졌고 미리라는 존재 없이는 동긴 행동의 이유가 설명되지 않을 정도로 의존이 크다. 만수의 타깃이 되는 남자들은 다 만수와 뭔가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표면적으로는 같은 직종에 종사하지만 알코올에 의존, 딸의 존재와 사랑, 같은 종류의 자동차를 타고 범모와는 더 많은 공통점이 있다. 아라는 만수로 하여금 아내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다. 아라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일이 남의 일로 안 느껴지는 것이고 좀 이따 죽여야 될 사람인데도 범모가 그걸 알게 하고 싶지 않다. 만수의 범행은 다 자기의 분신을 하나씩 제거하는, 자신을 파괴해 가는 행동이기도 하다"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3년 전 '헤어질 결심'을 선보였던 박찬욱 감독은 "언제나 데뷔 감독이 아닌 다음에야 항상 전작과의 비교는 스스로도 하고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겁도 난다. 그런데 저는 좀 바로 전 영화와 어떻게 다르거나 상반된 영화를 만들까를 늘 노력하는 류의 감독이다. '어쩔 수가 없다'는 '헤어질 결심'이 시적인 면이 강하다면 이것은 산문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여백이 아닌 꽉 찬 영화, 남성성에 대한 탐구 등 상당히 다른 영화다. '헤어질 결심'을 좋아하셨던 분들이 저의 다른 면을 보고 즐겨줄 영화"라고 '어쩔 수가 없다'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박찬욱 감독은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노래를 영화에 썼다. "'박쥐'에서도 '헤어질 결심'에서도 어려서 좋아했던 한국의 대중음악들을 사용해 왔다. 영화 외적인 이유가 있다. 비틀스나 롤링스톤즈의 음악은 지금의 젊은이도 다 안다. 우리의 위대한 싱어송라이터들, 작곡가도 위대한 분들인데 젊은이들이 너무 몰라서 안타까워서 그렇게 했다. 조용필은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우상이었고 언젠가 영화에 쓰고 싶었다. 마침 이런 장면이 있으니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원 없이 쓰고 싶었다. 원래는 상황이나 대사 때문에 잘 안 들리게 음악을 쓰는데 원 없이 큰 소리로 전곡을 쓰고 싶었다. 조용필 노래를 써야겠다 생각했고 그중에 뭐냐가 고민이었는데 이것저것 맞춰 보다가 아이러니하면서도 어떤 순간에는 교묘하게 어울리기도 하더라. 그래서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편집을 음악에 맞춰서 밀고 당기고 몇 프레임 단위로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최상의 위치를 찾은 게 결과다"라고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다.

리원이 캐리터에 대해 "만수 부부에게 큰 부담이 되는 존재다.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노력이 있다 그것이 만수로 하여금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고 신비로운, 그런데 차츰차츰 드러난다. 그림을 추상화처럼 그린 줄 알았는데 그게 악보였다는게 드러난다. 그리고 연주를 잘한다고 하지만 나중에 너무 성숙한 소리를 내는 연주를 들려준다. 엉뚱한 상황에서 남의 말을 인용해서 하는데 왠지 모르지만 암시적인 거 같기도 하고. 예언자라 생각했다. 마지막 대사에 대해 만수가 갸우뚱하며 생각하게 만드는 존재로 상상했다"며 원작에 없던 리원이 캐릭터의 역할과 의미를 설명했다.

딜레마가 있는 관계들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많이 나온다. 박찬욱 감독은 "딜레마를 제가 좋아한다. 도덕적인 딜레마, 어느 쪽을 선택해야 올바른 길이냐의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 좋기는 커녕 둘 다 나쁜 딜레마에 빠진 사람을 묘사하면 관객이 도덕적인 질문은 공유하고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함께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쓴다"며 이유를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해고, 실직은 일이 곧 자기 인생이라 생각하는 성실한 사람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경제적인 것 이상으로 정체성이 부인되고 삶이 붕괴되는 경험일 것. 영화 일 하는 저희도 언제나 잠재적인 실직상태에 주기적으로 놓이게 된다. 지금까지는 버티는데 다음에 작품이 안 들어오고 투자가 안 되는 일이 닥칠 거라는 상황이 올 테니 남의 일 같지 않다. 구식 남자들의 경우 남성성이 부정당하는, 사내구실을 못하는 것 같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는 무서운 일"이라며 실직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깨를 뿌린 것처럼 전편에 걸쳐 박아 넣었다"는 박찬욱 감독은 "모든 유머가 다 작동하지 않겠지만 크게 보면 고추잠자리 설정이 가장 대중적으로 먹힐 거라 생각한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고래고래 소리 지르게 되고 과정 되게 올라가는 하이퍼 상태에서의 액션. 그래서 특이하다. 불쌍한 인간들이 부딪히니 웃기는 상황이 된다. 삼각구도인데 서로가 서로와 싸운다. 누군가가 한 편 먹는 게 아니라 계속 번갈아 싸운다는 게 특이한 상황"이라며 자신이 생각할 때 가장 재미있는 장면을 언급했다.

박찬욱 감독은 "부부싸움 하는 장면이 저는 볼 때마다 현실 웃음이 터질 만큼 웃기다고 생각하는 장면"이라며 이병헌-손예진의 부부싸움 장면도 꼽았다.

박찬욱 감독은 "본의 아니게 이런 시기에 개봉해서 한국 영화계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적어도 한국영화 재미있네, 또 다음에 뭐 나올지 기대되네 라는 만족감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 회마다, 관객 구성에 따라 반응이 너무 달라서 마음 같아서는 개봉하고도 모든 극장 모든 회차를 같이 보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반응이 나온 거 같다. 저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직업이 뭐냐 실업 상태냐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는 게 너무 기분 좋다"며 이야기했다.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9월 2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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