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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가 열린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 동서대 소향씨어터에서는 이병헌의 ‘액터스 하우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병헌은 올해 부국제에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주연 배우이자 올해의 액터스 하우스 주인공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이병헌은 무대에서의 긴장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아카데미 시상자로 참여했던 일화를 꺼냈다. 이병헌은 “아카데미 시상자로 갔을 때 시상식 전에 알 파치노 선생님과 작품을 한 적이 있어 인연이 있었다. 서로 아는 사이니까 미국에서 식사을 같이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 오스카 며칠 전 함께 식사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선생님이 미국에 왜 왔냐 물으셔서 사실 시상자로 나서게 됐다, 근데 벌써부터 너무 긴장돼서 죽겠다고 했다. 그러니 ‘나도 그런데 올라가면 긴장된다’고 말씀하시더라. 내가 너무 긴장돼 보였나본지 선생님이 카메라 앞에서도 긴장하냐 그러시더라”며 “카메라 앞 연기는 긴장한 적이 없다. 그러니 선생님이 무대에 오르기 전에 자신을 다른 캐릭터라 생각하며 그것을 연기라고 생각하라고 하시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너무 좋은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함께 시상을 맡은 여배우와 무대 뒤에서 시상을 준비하는데 그때까지도 마음이 좀 안정된 상태였다. 그런데 제 앞 순서의 분들이 계속 저희에게 말을 걸더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그분이 자신이 영화인들의 잔치를 망쳐놓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하시더라. 그분들이 차례가 돼 나가시자 옆에 있던 여배우에게 ‘저분이 누구시냐’ 물었다. 그런데 그 분이 조 바이든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 부통령이었다”고 털어놔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그분(조 바이든)이 말을 걸었던 게 긴장을 풀려 계속 말씀을 거신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 순간 공황장애가 왔다”며 “저희 차례가 돼 커튼이 열리는데 그 빛이 딱 내리쬐는 순간 비틀했던 거 같다. 저의 감정 상태는 그랬다. 알 파치노가 말씀하신 다른 캐릭터로 몰입하는 건 말이 안되는 게 마이크 앞에서 ‘안녕하세요 이병헌입니다’ 이야기 하는 순간 그게 이병헌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모든 게 해제가 되는 거다. 캐릭터를 입고 올라가는 건 말이 안되는 거 같다 싶었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게 아마 제가 무대 경험이 없어서 그런 거 같다. 내가 연극을 해봤다면 덜하지 않았을까, 늘 카메라 앞에만 있었기에 그런 것들이 좀 다른 거 같다”고 부연했다.
액터스 하우스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동시대 대표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산국제영화제만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이병헌, 손예진, 니노미야 카즈나리, 김유정까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연기 인생을 되짚으며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내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부국제는 지난 17일 개막해 오는 26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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