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런 자리에 올라가니까 패닉이 오더라고요."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서른 살이 돼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 중 하나는 경쟁 부문인 부산어워드가 신설됐다는 점이다. 나홍진 감독은 부산어워드 초대 심사위원장이다. 나 감독은 2016년 '곡성'을 내놓은 이후 새 영화를 내놓지 않고 있다. 2021년 태국영화 '랑종' 제작을 맡으면서 공식 석상에 나온 적이 있긴 하나 그의 말처럼 무대에 오른 건 오랜만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경쟁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너무 부담이 돼서 하기 싫었다"며 개막식 날 패닉이 왔다는 얘기까지 했다.
부산 어워드엔 총 14편이 초청됐다.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 비간 감독의 '광야시대', 미야케 쇼 감독의 '여행과 나날', 비묵티 자야순다라 감독의 '스파이 스타', 홍콩 배우 수치(서기·舒淇)가 연출한 '소녀', 임선애 감독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 등이다. 시상 부문은 대상·감독상·심사위원특별상·배우상·예술공헌상 등 총 5개다.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장인 나 감독을 포함해 코도나다 감독, 배우 양가휘·한효주 등 7명이다.
나 감독은 "미천한 경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은사님이기도 한 박광수 이사장님이 하도 말씀을 하셔서 심사를 맡게 됐다"며 "영화제 명성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부산영화제 경쟁작이 선정되는 과정에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선명한 방향성은 느낄 수 있었다. 아티스트에게 초석이 되고 발판이 되는 계기를 마련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효주도 심사를 하는 부담감에 관해 얘기했다. 그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게 영광스럽지만, 너무 부담스러워서 저도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부담감을 안고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방향에 대해 "일단 편견 없이 보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어떤 게 좋은 영화인가를 판단하고 심사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어떤 메시지와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를 보려고 한다"고 했다.
애플TV+ 시리즈 '파친코'(2022), 영화 '애프터 양'(2022) 등을 만들었고, 올해 부산영화제에 새 영화 '빅 볼드 뷰티풀'로 찾아온 코고나다 감독은 "미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항상 아시아의 감성을 원해 왔다"며 "아시아 영화 안에 있는 다른 문화권과는 다른 독특한 감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코고나다 감독은 이어 "연기나 연출 디자인, 감성 등 다양한 기준에 대해 대화를 통해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거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이란의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야 하고, 동시에 사람들을 가르치며, 또 마법적인 요소가 있는 영화"를, 인도의 배우 겸 감독인 난디타 다스는 "진보적이고 인간적인,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를 원한다고 했다. 홍콩 배우 양가휘와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는 "이 자리에 있다는 게 영광"이라고 했다.
박가언 수석프로그래머는 "심사는 만장일치를 지향하며, 오랜 토론과 많은 의견이 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심사위원 간 대화 자체가 심사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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