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배우 박은태가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 관객을 만난다.
18일 메가박스에서 개봉하는 뮤지컬 실황 영화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는 박은태가 10년에 걸쳐 무대 위에서 축적해온 감정과 서사를 정제된 영상 언어로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는 공연 실황을 넘어, 창작 뮤지컬의 정점과 배우 개인의 연기적 궤적을 집약해 한국 공연예술이 기록되고 보존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인간성과 윤리,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국에서 2014년 초연된 이래, 수작으로 손꼽히며 매 시즌 흥행을 이어왔고, 특히 박은태는 초연부터 10주년을 맞은 다섯 번째 시즌까지 모든 시즌을 함께한 유일한 배우로서, 이 작품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박은태가 맡은 ‘앙리 뒤프레’와 ‘괴물’은 한 배우가 연기하는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두 인물이다. 박은태는 이 두 인물을 단순히 구분해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의 감정적 연속성과 인물의 본질을 치밀하게 구축하며 관객의 몰입을 이끈다.
앙리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조력자로 등장해 이상과 신념을 품은 인간으로 무대에 서고, 괴물은 그 이상이 무너지고 버려진 존재로서 인간에 대한 갈망과 분노를 품은 채 무대 위를 누빈다. 박은태는 이 두 인물을 극단적인 대비가 아닌, 인간 존재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일까, 박은태의 연기는 극을 따라가는 감정선이 아니라, 인물 내부에서 솟구쳐 나오는 고뇌와 절망, 애정을 동반한 존재론적 물음이다. 특히 괴물로 변한 박은태의 무대는 그의 목소리, 눈빛, 몸짓 하나하나가 철저하게 통제되면서도 본능적으로 터져 나오는 듯한 생생함을 보여준다. 무대에서 박은태가 표현해낸 감정의 밀도는 흔히 스크린에서조차 보기 어려운 수준의 몰입과 진정성을 안긴다.
영화는 무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박은태의 디테일한 연기와 캐릭터 해석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공연장에서의 거리감 너머에 있던 배우의 숨결과 시선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더욱 가까이 포착되며, 관객은 이전보다 더 깊이 있게 이 서사와 감정을 체험하게 된다. 이는 단지 뮤지컬을 영상으로 옮긴 결과물이 아닌,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공연 실황 영화가 갖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은태는 이번 영화화에 대해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작품”이라는 확신을 밝혔다. 그의 이 발언은 단순한 자부심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자신이 몸 담아온 이 무대에 대한 치열한 헌신과 믿음을 반영한다. 특히 공연예술의 현장이 단발성 경험으로만 소비되지 않고, 하나의 문화적 자산으로 기록되고 확산되는 시도라는 점에서,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는 한국 뮤지컬 산업에 하나의 이정표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14년 초연 당시 ‘더 뮤지컬 어워즈’ 9관왕에 빛났던 이 작품은 이후 시즌마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제, 10주년을 맞아 영상화된 본 작품은 단지 과거를 회고하는 차원을 넘어,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선언이기도 하다. 박은태는 이 무대를 통해 수많은 관객에게 ‘기억되는 연기’를 선보였고, 이제는 그것이 스크린이라는 또 다른 매체를 통해 ‘기록되는 예술’로 남게 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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