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정우영이 전 소속팀 슈투트가르트로 올 뻔했던 대표팀 후배 오현규의 이적소동 당시 분위기를 증언했다.
오현규는 지난 2일(한국시간) 종료된 여름 이적시장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벨기에 헹크에서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할 뻔했는데, 슈투트가르트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이적이 성사될 듯해서 국가대표팀 합류도 하루 미루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지만 결과는 이적 무산이었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오현규의 과거 십자인대 부상 병력이 문제시됐는데, 헹크 측에서는 멀쩡한 선수의 치료 병력일 뿐 현재 상태에는 문제가 없는데 말이 되냐며 슈투트가르트의 협상 태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오현규는 이후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득점한 뒤 무릎을 가리키고 ‘말이 많다’라는 듯한 제스처로 골 세리머니를 대신하면서 자신의 몸 상태는 멀쩡하다는 걸 온몸으로 주장했다.
정우영에 따르면 당시 오현규의 이적 여부는 전 독일의 관심사였다. 17일 분데스리가 주최로 우니온베를린 윙어 정우영의 온라인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우영은 약 30분 동안 화상채팅 형태로 국내 미디어와 만나 질의응답을 가졌다. 여기서 오현규 이적 당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정우영은 “거의 확정 짓는 단계에서 우리 팀 선수들이 내게 많이 물어봤다. 그 선수가 슈투트가르트에 가냐고 하더라. 독일에서도 워낙 큰 액수라 화제가 됐던 거다. 그래서 훈련 후 현규와 연락하면서 참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많은 걸 배운 팀이고, 아는 감독님이기도 하니까. 그 스타일을 분데스리가에서 봤으면 하는 마음에 많은 대화를 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제바스티안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은 정우영이 바이에른뮌헨 2군에 있을 때부터 지도했던 감독이고, 이후 슈투트가르트를 분데스리가 상위권에 올려놓는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해 왔다.
다만 정우영은 이적 무산 직후에는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오현규가 많이 실망했을 시점이라 섵불리 연락하기 힘들었다. 대표팀에서 오현규답게 당당한 태도로 인터뷰하는 걸 본 뒤 연락해 “좋은 기회가 또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정우영은 회네스 감독과의 일화를 한 가지 이야기하기도 했다. 정우영은 큰 기대를 받고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했지만 초반 주전으로 활약한 것과 달리 나중엔 출장시간이 확 줄어들었고, 결국 우니온으로 이적했다. 정우영은 사실 슈투트가르트 막판에 소속팀 및 대표팀 입지를 되찾기 위해 라이트백으로 포지션 전환을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제가 공격수 아닌 측면 수비수를 보면 어떨 거 같냐고 여쭤봤다. 감독님은 수비를 많이 보완해야 하다고는 했는데 좋게 생각하셨다. 그래서 마지막 즈음에 오른쪽 수비수 연습을 계속 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베를린으로 오게 된 거다. 어쨌든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이는 3-4-2-1 대형을 쓰는 요즘 대표팀에서도 윙백을 시켜주시면 잘 해보겠다는 각오로 밝힌 에피소드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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