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은 "촬영을 마치고 이렇게까지 기대하고 기다린 작품이 또 있나 싶은 영화다. 개막작으로 제 작품이 한 번이라도 부국제에서 상영된 적이 있나 찾아봤더니 없더라. 개막작으로 찾게 되어 기대되고 떨리기도 한다"며 부국제 개막작의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은 "이번에 저희가 촬영한 곳의 풍경을 보며 지중해 섬의 지형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 색깔이 다양한 집들이 있는 이국적인 느낌의 동네라는 생각으로 촬영했다"며 부산에서의 촬영을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해외 영화제에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영화에서는 제지업인데, 영화업계도 비슷한 위기를 느끼지 않냐고 묻더라. 영화보다 더 큰 어려움은 사실 극장인 것 같다. 극장이 어떻게 이 어려움을 타개하고 다시 사랑받는 공간이 될지가 고민이다. AI의 문제도 영화 후반부에 문제 제기를 하는데, AI도 배우나 감독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요소일 거라 생각하고 그런 지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느꼈다"며 영화 속 이야기에 대해 현실에 빗대어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과의 오랜만의 작업이라 신나고 설렜다. 이번에 또 얼마나 재밌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했다. 제 캐릭터가 개성 강하거나 특별한 캐릭터가 아니고 평범한 인물이다. 그런 평범한 인물이 큰 상황에 부딪히고 극단적인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결정을 실행해 나가며 변해가는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할까에 집중했고, 그걸 어떻게 설득력 있게 보여 줄까가 가장 큰 숙제였다"며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은 미장센을 중요시하는 디테일함이 있다. 배우에게도 그 성격이 드러난다. 면접 보는 씬에서 대사가 정말 길었는데, 대사를 하면서 앞 빌딩에 반사되는 햇빛을 피하려고도 하고 치통도 느끼고, 갑자기 손을 올리려다가 다시 참고, 불안과 긴장에 다리가 떨리는 걸 대사를 하면서 해야 했다. 그런 씬들이 정말 많았다. 모든 씬들에서 지문이 엄청났다. 즉석에서 감독님이 이런 상황을 첨가해 달라고 요구하시는 게 여러 번 있었는데 힘들기도 했고, 그만큼 이런 현장을 겪은 만큼 트레이닝이 돼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박찬욱 감독의 디렉션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긴 시간 동안 촬영한 배우로서 영화도 두 번이나 봤는데, 볼 때마다 다른 해석과 다른 장면이 보이더라. 왜 그렇게 디테일하게 디렉션을 하셨는지 알겠더라. 극장에서 영화를 볼 이유가 정말 분명하다. 내년 추석 특집으로 집에서 TV로 보시는 것보다는 극장에서 보시는 게 좋을 것"이라며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를 당부했다.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9월 2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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