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N] 젊은 소리, 전통을 품다...지선화 '동초제 심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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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N] 젊은 소리, 전통을 품다...지선화 '동초제 심청가'

뉴스컬처 2025-09-16 12:52:46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판소리의 전통은 쉬이 전해지는 예술이 아니다. 사설 한 줄, 장단 한 마디를 넘기기 위해 수십 년을 바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을 견뎌내고 마침내 ‘완창’이라는 이름 아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오는 10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이 영광의 자리에 오르는 이는 바로 지선화 명창이다.

‘완창판소리’ 무대, 판소리계에선 일종의 관문이다. 1984년 신재효 타계 100주기를 기념하며 시작된 이 무대는, 이듬해 정례화된 이후 40년 가까이 명창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자리로 이어져 왔다. 단지 소리를 한다는 차원을 넘어, 판소리를 예술로, 전통으로 온전히 이식하려는 이들이 서는 무대. 국립극장의 ‘완창판소리’는 소리꾼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리고 누구나 설 수 없는 곳이다.

사진=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사진=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그런 의미에서 지선화의 이번 무대는 더욱 특별하다. ‘젊은 소리꾼’의 등장이 곧 전통의 미래를 의미하는 지금, 그녀는 동초제 ‘심청가’ 완창으로 자신이 걸어온 소리의 길을 증명한다.

지선화가 선택한 ‘심청가’는 수많은 판소리 중에서도 유독 서사와 감정이 짙게 깔린 작품이다. 효(孝)를 중심에 둔 고전적인 이야기 구조 속에, 소리꾼의 내공과 정서적 표현력, 극적 구성력까지 모두 시험받는 무대다. 그 중에서도 동초제 심청가는 소리의 구조와 문학성이 치밀하다. 김연수 명창이 집대성하고, 이일주 명창으로 이어진 이 유파는 절제된 감정과 또렷한 사설 전달로 정평이 나 있다.

지선화는 바로 그 이일주 명창의 제자다. 열 살 무렵 판소리에 입문해 ‘심청가’, ‘흥보가’, ‘춘향가’를 정통으로 사사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기술이 아니라 태도로서의 전통, 형식이 아니라 정신으로서의 판소리를 체득한 흔적은 그녀의 소리 전반에서 묻어난다.

지선화는 그간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국립남도국악원 성악단의 정단원이자, 각종 대회에서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거머쥔 실력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듯,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소리꾼이라면 누구나 서고 싶은 무대"이기에 이번 무대는 단순한 경력이 아닌, 그간 쌓아온 소리의 진정성을 입증받는 자리가 될 것이다.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황성 올라가는 대목’과 ‘심봉사 눈 뜨는 대목’ 등, 동초제의 서정적이고도 극적인 대목들을 중심으로 관객과 깊은 감정을 나눌 예정이다. 맑고 시원한 고음, 정확한 발성, 무엇보다 소리의 ‘맛’을 아는 그녀의 소리는 완창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고수로는 조용안 명고(전라북도 무형유산 제9호)와 임현빈 명고(남원시립국악단 수석)가 함께하며, 해설은 국립창극단 유은선 예술감독이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완창이란 단어에는 여러 겹의 무게가 실려 있다. 작품을 모두 부른다는 의미 이상으로, 그 안엔 전통을 온전히 이해하고, 재현하며, 오늘의 무대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일이 포함된다. 지선화 명창이 이번 무대에서 보여줄 동초제 ‘심청가’는 단지 한 명창의 성취에 그치지 않고, 판소리 전통의 계승이라는 큰 흐름 속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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