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연상호 “러닝 개런티 + 최저 시급으로 인건비 절감, 2억으로 제작" [영화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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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연상호 “러닝 개런티 + 최저 시급으로 인건비 절감, 2억으로 제작" [영화人]

iMBC 연예 2025-09-15 06:46:00 신고

좀비, 초능력, SF, 호러 등 한계 없는 소재와 장르물을 쉼없이 선보였던 연상호 감독이 신작 '얼굴'로 돌아왔다.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파헤친 주제의식이 돋보였던 초기 작품 세계를 연상시키는 '얼굴'은 자신이 2018년 쓰고 그렸던 그래픽 노블 '얼굴'을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토론토영화제에서 영화를 먼저 선보이고 이례적으로 국내 개봉 이후 한국에 돌아온 연상호 감독은 "토론토에서 돌아오니 개봉 이틀 차였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다음 날부터 배우들과 무대인사를 다녔다. 정신없었지만, 갈 때마다 객석이 꽉 차 있는 걸 보면서 저도, 배우들도 너무 좋았다. ‘맞다, 이 맛에 극장 영화를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개봉 이후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의 제작보고회 때 임성재 배우가 "돌아선 연상호 감독의 팬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됐는데, 임성재 배우의 말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애초에 내 팬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다행인 건 초창기 영화 ‘돼지의 왕’이 1만 9천 명, ‘사이비’가 2만 명 관객을 조금 넘겼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관객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겸손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을 두고 ‘연상호의 초심’이라는 말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대중의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그는 "나는 작가로서 대중성이 없다고 생각해 영화를 만들 때 ‘내가 좋아하는 대로만 만들면 안 된다’를 많이 신경 쓴다. 그런데 이번엔 운이 좋았는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었는데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살짝 ‘내가 원래 대중성이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오해하긴 이르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자신의 취향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의외의 말을 했다.

2018년 원작을 쓴 뒤 이 작품을 실사화하고 싶다는 생각과 계획을 꾸준히 했지만, 정작 영화화까지는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대본을 들고 투자·배급사들을 많이 만났는데 대부분 거절당했다. ‘조금 마이너하다, 창작자의 개인적 만족은 가능하겠지만 대중이 만족할까’라는 반응이 비슷했다. 그러다 ‘투자를 받아야만 영화를 하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 큰돈은 못 대지만, 예전 영화 동아리 하듯 알음알음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회사 돈으로 해볼까 아내에게 슬쩍 얘기했더니 ‘해보라’고 강하게 응원해 줬다. 그게 자신이 됐다"며 저예산 영화로 방향을 튼 지난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렇게 아내와 대화를 나눴던 게 지난해였고, 올해 작품을 공개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어찌 보면 상당히 속도감 있는 진행이다. 연상호 감독은 "'계시록'을 촬영하던 중 프로듀서에게 ‘이런 걸 하고 싶은데 가능할까?’라고 이야기했었다. ‘안 될 게 뭐 있겠냐, 예산이나 한번 뽑아볼까’ 해서 시작이 됐다. 그렇게 회차·예산을 가늠한 뒤 한밤중에 박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겠다고 단칼에 답하더라. 박정민이 하겠다고 하니 미술감독, 촬영, 조명 등 핵심 스태프들까지 하루이틀 새 ‘그럼 해보자’로 모였다"며 박정민의 캐스팅이 영화의 출발에 빠른 동력이 되었음을 알렸다.

2억의 제작비, 총 12.5회차의 촬영. 사실 상업 영화로서는 믿기 어려운 숫자들이다. 그리고 결과물을 보면 더 놀랍다. 연상호 감독은 프로덕션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마지막 날은 점심 전에 촬영이 끝나서 13회차가 아니라 12.5회차다. 큰 영화 할 때는 시간에 쫓기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엔 오히려 여유 있게, 얘기도 많이 하며 찍었다. 배우들이 워낙 준비를 잘해 왔고, 신현빈·임성재뿐 아니라 이영균, 박명신 선배 등 다들 잘 아는 분들이라 호흡이 좋았다. 투자가 안 끼니 어디 보여줘야 하는 데도 없고, 우리끼리 만족하면 됐다. 눈치 안 보고 찍었다."

어지간한 독립영화도 제작비가 평균 3억 정도 드는데, 기성 상업 영화 감독이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같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핵심 스태프로 꾸리면서(물론 20여 명 규모의 소규모 팀이었지만) 2억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연상호 감독은 "주변에서 하도 말씀을 하셔서 저도 여러 번 확인했는데 미술팀이 사비를 쓴 건 절대 아니더라. 기본 비용은 다 지급했다. 가장 큰 절감은 인건비였다. 모든 스태프가 ‘막내’ 기준 최저시급 형태로 받았고, 촬영·미술 등 헤드들은 원래 더 받아야 하지만 러닝 개런티를 가져갈 수 있게 지분으로 녹였다. 그렇게 계약서를 쓰고 진행했다"라며 인건비 구조에서 비용을 줄였음을 공개했다.

이미 영화 개봉 첫날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해외 선판매 등 흥행 소식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연상호 감독은 "선판매도 있었고 손익분기점은 많이 넘겼다. 다만 마음의 빚이 남아 있다. 그 빚이 얼마냐고 수치로 말하긴 어렵다. 그 빚을 다 갚으려면… 음, 천만쯤은 가야 하지 않을까? (웃음)"라며, 최저시급으로 계약했던 배우·스태프들에게 얼마를 나눠줄 수 있을지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인건비 절감의 상징처럼 회자된 박정민의 ‘노 개런티’도 화제였다. 연상호 감독은 "우리가 아주 약소한 동일 기준 금액을 제시했는데, 굳이 안 받겠다고 했다. 작품에 애정이 큰 것 같다. 요즘 유튜브 홍보도 우리 홍보팀에 말도 안 하고 스스로 뛰더라. 러닝 개런티 계약이 어떻게 돼 있는지 정민 씨도 정확히 몰라서, 최근에 다시 알려주기도 했다"라며 박정민이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자발적 홍보에 나서고 있음을 전했다.

글로벌 OTT가 시장을 선도하면서 제작비 거품과 극장 생태계의 위기가 거론되는 요즘, 연상호 감독의 소신은 분명했다. "지금 극장 시스템은 크게 변화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 변화엔 변화된 영화가 필요하다. 단지 돈의 문제는 아니다. 기획의 방향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한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은 투자가 붙으면서 여러 의견을 듣고 호불호를 줄이는 과정으로 굴러가는데, 예산이 클수록 작품이 가진 뾰족함이 깎여 나간다. 앞으로는 더 뾰족한 개성으로 가야 한다. 영화의 사이즈가 아니라 콘텐츠의 힘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방증이 되면 좋겠다. 관객이 조금 적어도 말이다."

'얼굴'은 9월 11일 개봉해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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