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일 뿐더러, 더 바로미터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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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일 뿐더러, 더 바로미터이기도

모두서치 2025-09-14 11:09: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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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미국 힙합의 최전선인 래퍼 타일러 그레고리 오콘마(Tyler Gregory Okonma)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인 이유가 단숨에 수긍이 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3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펼친 내한 공연 '크로마코피아 투어(CHROMAKOPIA TOUR)'에서 그는 신들린 듯 창의적인 에너지가 넘쳐났다.

최근작인 앨범 '돈트 탭 더 글래스(DON'T TAP THE GLASS)' 수록곡 '빅 포(Big Poe)', '슈가 온 마이 텅(Sugar On My Tongue)'으로 시작했지만, 역시 정점은 작년에 발매한 명반 '크로마코피아(CHROMAKOPIA)'에 실린 노래들이었다.

"크로마코피아! 크로마코피아!"

형광 녹색의 조명과 관객들의 연호가 뒤섞인 가운데, '라 타 타(Rah Tah Tah) '노이드(Noid)' 등에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플로우가 끊임없이 흩어졌다 모이며 원시적이고 주술적인 리듬을 만들어냈다. 많은 이들이 기다린 노래 중 하나인 얼터너티브 힙합 R&B '달링, 아이(Darling, I)'에선 부드러운 떼창이 터져나왔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오늘밤 에너지가 정말 좋다"고 반응했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무대 위 퍼포머로서 대단한 점은 잠비아 록을 가져온 '노이드' 같은 문법적으로 어려운 곡과 대중적인 화법의 '달링, 아이'를 연달아 들려줘도 위화감이 없다는 지점이다.

여기에 휘파람으로 환기시킨 뒤 거친 날 것의 에너지로 휘몰아치는 '스티키(Sticky)'로 이어지는 대목은 화룡점정이었다. 이 곡의 막바지에 관객들의 에너지 방향을 손짓으로 유도하는 그는 흡사 지휘자 같았다. 곡 초반 건반 소리로 긴장감을 조성하며 유려하게 무대를 이어가는 '테이크 유어 마스크 오프(Take Your Mask Off)'도 발군이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풀어낸 자전적 앨범 '크로마코피아'는 이렇게 무대 위에서 풀어내는 것만으로도 '내재화된 서사'를 전달하는 효과를 준다. 그런데 그건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아우라에 기인한다. 그의 모친과 어린 시절의 다양한 기억 그리고 영향 받은 음악들이 좌충우돌하며 종잡을 수 없는 무엇인가를 폭발시킨다.

 

'아이 호프 유 파인드 유어 웨이 홈(I Hope You Find Your Way Home)'이 끝난 직후 그의 모친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순간은 뭉클함까지 선사했다. '시 유 어게인(See you again)' 등 공연 막바지엔 히트곡도 빼놓지 않았다.

2015년 9월 악스홀 이후 꼭 10년 만에 펼친 두 번째 내한공연은 그렇게 대체로 만족감을 가져갈 만했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별다른 무대 장치 없이 혼자서도 무대 위 크리에이터일 뿐더러, 현 음악계의 바로미터라는 걸 깨닫게 했다.

그런데 음반의 완성도는 물론 뮤직비디오, 무대 등의 색감과 패션에도 일가견이 있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콘서트에서도 미학적인 측면에도 항상 신경을 쓴다.

그런 그의 명성에 비하면, 몸을 아끼지 않는 본인의 퍼포먼스를 제외하고 이번 콘서트 프로덕션은 일부 아쉬웠다. 이전에 자신의 집을 집약시킨 공간을 무대 위에 올려놓기도 한 그의 최근 투어 프로덕션이 단출해진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댄서들의 군무를 방불케 한 일부 조명 연출을 제외하면 크게 특기할 지점은 찾기 힘들었다. 최근 가장 핫한 미국 얼터너티브 힙합 듀오 '파리 텍사스(Paris Texas)'의 오프닝 공연은 그 자체로는 완성도가 높았지만, 음향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지난 7월 같은 장소에서 공연한 영국 일렉트로닉 DJ 겸 프로듀서 프레드 어게인이 공연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만큼, 음악 팬들은 이번에도 더 좋은 공연 환경을 기대했다. 여기에 특히 관리되지 못한 일부 남성 관객들의 몰지각한 관람 매너는 다른 관객들은 물론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에게도 무례가 됐다.

상당수 관객들은 하지만 멋스러웠다. 음악뿐만 아니라 미감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자신을 좋아하는 뮤지션을 닮아 맵시가 넘쳤다. 이날 관객 중 상당수는 외국인 관객들이었다. 아프리칸 아메리칸으로서 정체성을 음악, 사운드나 삶에서 드러내온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이날 남아프리카에서 온 관객을 향해 크게 반가워하기도 했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14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콘서트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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