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창원)=신희재 기자 | 스위치히터는 흔히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좌우 타석을 오갈 수 있어 어떤 유형의 투수를 만나도 유연하게 대응하지만, 이를 위해선 일반적인 타자보다 2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근래 들어 KBO리그에서 스위치히터를 찾기 힘든 이유다.
최근 창원 NC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NC 다이노스 김주원(23)은 신인 시절부터 스위치히터 도전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만 지난해까지는 미완의 대기에 그쳐 주변의 만류가 이어졌다. 김주원은 "냉정하게 봤을 때 편차가 있어서 (한 타석에 고정하자는) 말이 나왔다"며 "그럴 때마다 언젠간 스위치히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고 절치부심했다.
긴 기다림 끝에 결실을 보았다. 김주원은 올 시즌 데뷔 5년 차에 접어들면서 확 달라졌다. 9일까지 NC가 치른 전 경기(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6(486타수 144안타) 14홈런 57타점 90득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1을 기록했다. 리그 내 유격수 중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와 함께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는 "올해 준비했던 게 잘 나와서 이제는 (스위치히터를 포기하라는) 이야기가 안 나와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김주원은 올 시즌 중반 이호준 감독의 조언으로 타격폼을 교정한 뒤 후반기 타율 0.367을 치고 있다. 리그 정상급 타자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그러면서 코치진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어 붙박이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했다. 김주원은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게 경험을 쌓는 측면에서 이점이 많다"며 "꾸준하게 연습하다 보니 (타격이) 조금씩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루에서도 예년과 다른 선수가 됐다. 지난해까지 4년간 20개 이상 도루한 시즌이 없었지만, 올 시즌 38개(리그 2위)로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시즌 전 30개를 목표로 삼았던 본인조차 깜짝 놀란 결과다.
박용근 NC 주루코치는 "투수들의 습관이나 타이밍처럼 기술적인 면을 짚어준 것도 있지만, 김주원은 원래 갖고 있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라며 "본인 스스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된 게 크다. 아웃돼도 괜찮으니 자신감 있게 뛰라 말한다. 이호준 감독님이 만든 팀의 방향성(뛰는 야구)과 스타일에 잘 적응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김주원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의 유격수이자 스위치히터인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롤모델로 삼아왔다. 이제 그는 리그 내 토종 선수 중 유일한 스위치히터가 돼 린도어처럼 스위치히터를 선망하는 후배들의 목표로 떠올랐다.
김주원은 "스위치히터는 반대로 치는 게 매력이다. 우투수가 나오면 왼쪽으로, 좌투수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가는 게 상당한 이점이다. 투수의 공이 빠졌을 때 위험한 부위에 맞지 않는 것도 큰 강점이다"라며 "(스위치히터 지망생들이) 자신을 믿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기량을 갈고닦았으면 한다. 주변의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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