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정부와 여당이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확정·발표하면서 조직 분리 작업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신설되는 금융감독위원회 업무와 인원 배분 등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정부의 공공기관 지정 철회와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반대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금감원 노조는 9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로비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반대' 시위를 벌였다.
정부가 7일 발표한 조직개편안에는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재편하고, 금감위 산하에 금감원과 금소원을 공공기관으로 두는 내용의 금융감독 체제 개편 방안이 포함됐다.
이러한 내용이 결정되자 금감원 노동조합은 8일 금소원 분리 신설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이번 조직 개편은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자리 나누기식 개편"이라고 비판했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기능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제대로 작동한다"며 금소원이 분리되면 소비자 보호 기능이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루 뒤인 오늘은 검은색 옷을 모두 맞춰 입은 수백명의 금감원 직원들이 손피켓을 들며 "공공기관 지정 철회하라", "금소원 분리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발언대에 오른 윤태완 금감원 노조 부위원장은 "우리는 정부 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우리가 소비자보호 업무에 등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추진 방향이 순수한 의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보섭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역행하는 금소원 분리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며 "금감원 경영진은 비대위를 구성해 우리나라 금융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금감원 노조는 이 원장에게 정식 면담을 요청하고, 조직개편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금감원 노조는 당분간 시위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8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공지에서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금감원 대다수 임직원은 감독체계 개편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과적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원장으로서 임직원 여러분들이 느끼는 우려와 불안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회 논의 및 유관기관 협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하여 금감원-금소원의 기능과 역할 등 세부적인 사항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총직원 2400명에 달하는 금융감독원 내부의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작업은 당초 큰 갈등이 예상됐다.
현재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상담, 민원 전문역 200여 명 포함 약 500명의 직원이 맡고 있다. 민원 업무를 주로 맡다 보니 직원들의 업무 피로와 기피 현상이 높은 편인데,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으로 확대·분리될 가능성이 점쳐지며 벌써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취업 사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금소원의 업무를 어디까지로 구분할지도 논란거리다. 큰 틀에서는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은 금감원, 소비자 보호 기능은 금소원이 담당한다는 것인데 '금소원이 소비자 보호 관련 분쟁·민원 관련만 맡게 되는지', '회계, 기업 공시 등 구분이 애매한 그레이존 분리 방법', '공보실 등 공통 업무 부서 재배치' 등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각각의 이해관계가 굉장히 얽혀 있어, 어떻게 나눌지 합의를 거치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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