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서 발언…"北 전승절 참석으로 제재 구멍 넓어져"
"中 영토완정 지지" 김정은 언급엔 "대만침공 지지한단 발언…예민한 문제"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조건으로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것을 중국 측에 강력히 요구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이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핵 보유 국가라는 스스로의 자신감 속에서 전승절 행사에 참석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추정했다.
그는 "국력에 비하면 북한 외교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뒤 전승절 열병식에 선 북중러 정상의 모습이 전 세계에 전송된 것과 관련해 "상징적 측면에서 북은 대단한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거침없이 참석하게 된 것은 자신감의 발로라고도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톈안먼 망루(성루)에 올랐다.
중국으로부터 '특급 의전'을 받는 가운데 진행된 이번 방중 기간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 시 주석과 별도의 양자 회담도 가졌다.
특히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는 지난 2018∼2019년 북미 정상외교를 전후해 열렸던 5차례 북중 정상회담 때와 달리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자신들은 핵보유국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중국이 사실상 묵인 또는 방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정(完整·완전하게 갖춤), 발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입장과 노력을 전적으로 변함없이 지지 성원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를 두고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라며 "다른 말로 하면 대만 침공을 지지한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굉장히 예민한 문제여서 섬세하게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인도·태평양의 주요 안보 대치선이자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를 두고 북한이 한층 강력한 공조 의지를 중국에 밝혔다는 한국 정부 당국자의 진단이어서 주목된다.
정 장관은 북한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의 또 다른 의미로 "제재 구멍이 넓어진 효과가 있다"고 짚고 "제재를 강화해서 비핵화로 가겠다고 했던 지난 20년 동안의 노력은 작동이 안 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있을 북한의 9차 당대회에서 "앞으로 5년간의 경제발전계획을 설정하게 되는데 지금 관측으로는 상당히 중대한 노선 변화가 예상된다. 인민생활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 방침을 천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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