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브로드웨이의 거대한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가 다시 한 번 한국 뮤지컬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성황리에 진행 중인 ‘위키드’는 지난 6일 오후 2시 공연을 기점으로 누적 840회 공연, 총 100만 1천 명의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단 5시즌 만에 이룬 성과로, 명실상부한 흥행 대작임을 입증하며 한국 공연계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2012년 5월, 첫 내한 당시 ‘위키드’는 사전 예매 2만 3천 장이라는 이례적 수치를 기록하며 등장부터 화제를 모았다. 단기간 내 최다 유료 관객, 최고 매출 등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운 이 작품은 2013~2014년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에서 11개월간 33만 명을 동원, 단숨에 한국 뮤지컬계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이어진 2016년 대구 공연과 2021년 부산 공연에서는 지역 최초 사전 판매 신기록을 수립하며 수도권 중심의 뮤지컬 소비 구조를 성공적으로 분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서울과 부산 공연은 연이어 전석 매진을 기록, 작품의 내구성과 브랜드 파워를 다시금 입증했다.
‘위키드’의 성공은 단순한 흥행 수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8세부터 80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8 to 80 법칙’을 실현한 대표 사례로, 유소년층의 첫 뮤지컬 관람부터 시니어 세대의 문화 향유 확대까지 고르게 기여해왔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의 유입은 한국 뮤지컬 시장의 연령대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공연 외적인 브랜드 캠페인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린룩’ 드레스코드를 통한 관객 참여형 문화 확산, 환경·동물 보호를 주제로 한 '그린 캠페인’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사회적 가치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공연 마케팅 모델로 평가받는다.
‘위키드’의 캐릭터와 서사는 이제 하나의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른바 ‘오지안(Ozian)’이라 불리는 관객층은 공연장을 단순한 관람 장소를 넘어 소통과 표현의 장으로 변화시켰다. 이번 10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9월 2일부터 12일까지 진행 중인 오지안 추첨 이벤트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위키드’는 현재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양대 시장에서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24년 브로드웨이 사상 최초로 주간 박스오피스 500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5년 웨스트엔드에서는 최고 주간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토니상, 그래미상 등 100여 개의 주요 어워드를 휩쓴 이 작품은 스티븐 슈왈츠의 플래티넘 명곡과 350벌에 달하는 의상, 12.4미터의 타임 드래곤, 엘파바의 플라잉 등으로 대형 뮤지컬의 정수를 보여준다.
한국 공연은 서울에 이어 11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며, 2026년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9월 12일 예정된 부산 공연 1차 티켓 오픈은 또 하나의 예매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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