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콜라 시장의 주도권이 ‘제로(무설탕)’ 세대를 만나 구조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2024년 국내 탄산음료 시장의 회사별 점유율은 코카-콜라가 46.99%, 롯데칠성음료가 38.61%로 양강 구도를 유지했다. 코카-콜라는 LG생활건강의 자회사 코카콜라음료가 제조·유통하고, 펩시는 롯데칠성음료가 보틀러로 생산·판매한다.
브랜드 기준으로는 ‘제로’ 열풍이 판도를 더욱 뚜렷하게 바꿨다. 2023년 소매 매출 기준 시장에서 코카콜라가 34.8%로 1위, 펩시가 13.7%로 3위를 기록했다(2위는 칠성사이다 15.4%). 같은 기간 일반 콜라는 연평균 –2.4% 역성장한 반면, 제로 콜라는 연평균 87.3% 성장하며 폭발적 확장을 보였다. 이는 소비자 선호가 ‘맛이 개선된 제로’로 빠르게 이동한 결과다.
펩시 보틀러 롯데칠성은 ‘제로 드라이브’의 최대 수혜자였다. 롯데칠성의 제로 탄산 점유율은 2021년 41.8%에서 2023년 49.3%로 올랐고 2024년에도 50% 안착이 전망된다. 해외 사업 확장도 변수다. 2024년 연결 매출 4조원을 돌파했는데, 필리핀 보틀러 편입 효과가 컸다. 회사는 2028년 해외 매출 비중 45%를 목표로 하며, 아시아뿐 아니라 미·유럽 진출도 모색 중이다. 이는 장기적 밸류업을 자극할 수 있다.
코카-콜라는 여전히 공고한 채널·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제로 시장의 성장 속도에서 펩시의 추격이 가팔라진 만큼, 코카-콜라도 제로 라인업 강화, 한정판·콜라보 전략으로 수요 환기를 이어가야 한다. 단기간 점유율 격차는 크게 변하기 어렵지만, 박스권 내 경쟁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제로 수요는 구조적 성장…단기 점유율은 출렁일 수 있어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음료 카테고리 확장과 해외 매출 증가를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캔과 PET 등 고단가 제품 비중이 늘어나면서 평균판매단가(ASP)와 마진 개선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다만 해외 사업의 경우 물류비와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단기 이익률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제로 음료 점유율이 50% 안착에 성공하고, 원재료 가격 안정과 해외 법인 수익성이 확인될 경우 멀티플 리레이팅이 가능하다. 반면 내수 경기 민감도, 판촉비 부담, 설탕세·건강증진세 같은 규제가 리스크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은 본업인 화장품 사업 회복 여부가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다만 음료 부문은 안정적인 현금창출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제로 음료 시장의 성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펩시의 공세가 강화될 경우 방어적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수 있다.
향후 밸류에이션 개선의 트리거는 제로 라인업 강화, 채널별 가격 인상 수용성, 원부자재 가격 안정 여부다. 그러나 혁신 속도의 둔화, 판촉비 확대, 환율 변동성은 잠재적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제로 콜라 수요는 경기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87%라는 성장률은 ‘맛 혁신’을 기반으로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흐름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단기 점유율은 프로모션, 한정판 출시, 가격 정책 등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
펩시는 점유율 50% 근접으로 가격 인상 테스트 여력을 확보했으며, 코카-콜라는 라벨·패키지 변화와 협업 마케팅으로 수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포트폴리오 전략, 투자 성향 따라 선택
증권가는 투자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 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보수적 투자자라면 코카-콜라 브랜드 파워와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한 LG생활건강의 안정성을 하방 방어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 다만 화장품 본업의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분할 매수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접근이 적절하다는 평가다.
성장 지향 투자자라면 제로 점유율 확대와 해외 보틀러 편입 효과를 기반으로 멀티플 리레이팅 가능성이 있는 롯데칠성에 주목할 만하다. 다만 원재료 가격, 환율, 해외 판촉비 등 변동성 요인은 상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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