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경기도 안성의 원도심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동방서림이 오는 9월부터 시민들과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창작 프로그램 '책, 공예로 엮다'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운영 지원하는 ‘15분 문화교류장 조성사업’에 선정된 사업으로, 지역 내 생활권 안에서 누구나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민 문화거점 조성 프로젝트다.
책과 가까운 거리에서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이 사업 취지에 따라, 동방서림은 ‘책을 만드는 전 과정을 시민이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책, 공예로 엮다'는 시민이 함께 참여해 각자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삽화와 북커버를 직접 제작하여 하나의 책으로 완성하는 공동 창작 프로젝트다. 완성된 책은 ISBN을 부여해 출판되며, 서점 등에 비치되어 시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60년 전통을 가진 동방서림은 사람을 잇는 공간으로, 현재는 독립서점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책을 매개로 지역 주민과 연결되는 일을 꾸준히 이어오며, 독서 모임, 글쓰기 수업, 전시, 공예 워크숍, 독립출판 프로젝트 등을 운영해왔다. 특히 시민과 함께 만드는 콘텐츠에 집중하며, 우드노트 만들기, 북바인딩, 북커버 제작, 패브릭 책갈피 워크숍 등 책과 손이 만나는 공예 중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실험해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히 ‘책을 만든다’는 결과보다 자신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직접 제작하며 창작의 전 과정을 손으로 경험해보는 것에 초점을 둔다.
프로그램의 첫 시작은 글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누는 북콘서트로 열렸다. '고등어'(2020), '선명한 사랑'(2023), '쓰는 사람의 문장 필사'(2025) 등 다수 저서를 펴낸 고수리 작가가 강연자로 함께해, 참여자들에게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 나만의 언어를 찾는 방법, 그리고 작가로서 살아가는 일상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단순히 글쓰기 기술이 아닌 ‘왜 쓰는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한 이번 강연은, 참여자들에게 자신만의 글을 시작할 수 있는 단단한 출발점이 되어주었다.
이후 참여자들은 4주간의 글쓰기 워크숍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삽화와 북커버 제작 등 공예 과정까지 경험하며 한 권의 책을 완성하게 된다. 이 책은 단순한 문집이 아니라, 직접 쓴 글과 손으로 만든 이미지가 어우러진 하나의 창작물이며, 공예적 감각을 담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창작의 기쁨과 기록의 가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시민이 주체적으로 출판 과정을 경험하고 작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동방서림 관계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손으로 빚어 한 권의 책으로 엮는 과정 자체가 공예이며, 참여자들에게는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완성된 책이 지역 문화의 기록이자 누군가의 기억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책, 공예로 엮다'는 단순한 창작 프로그램을 넘어, 시민이 함께 만드는 지역 문화 기록의 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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