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일상적 공간을 사건의 무대로 활용한 ‘홈캠’이 극한의 공포 속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아이들이 있거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 홈캠이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홈캠은 보호자의 눈을 대신해 집 밖에서 내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한 도구다. 하지만 이 도구는 내 가족의 공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굉장한 위험 요소로 돌변할 수도 있다.
영화 ‘홈캠’은 아픈 딸 지우(윤별하 분)를 위해 이사한 집에 홈캠을 설치한 엄마 성희(윤세아 분)의 이야기다. 회사에서 카메라를 살피던 성희는 집에 섬뜩한 여자가 계속 찍히고, 동시에 지우가 기괴한 행동을 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홈캠’은 작품의 제목에 내세운 홈캠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이 작품은 실제 홈캠을 활용해 홈캠 화면의 질감을 살렸다. 성희의 집을 모두 볼 수 있는 홈캠은 색다른 구도로 집을 담았고, 이를 통해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보이게 해 기이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인물들의 기괴한 행위와 소리, 그리고 초자연적인 존재가 남기는 흔적들을 관찰할 때 가질 수 있는 묘한 호기심과 두려움이 잘 표현돼 있다.
그리고 다른 캐릭터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현상과 인물을 성희만이 홈캠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이처럼 ‘홈캠’은 가장 일상적인 공간, 그리고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도구가 우리를 배신하며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클로버필드’ 등의 파운드 푸티지 영화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누군가가 훔쳐보는 듯한 시선 속에 오컬트적인 요소를 더해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성희와 지우에게 다가온 초자연적인 존재와 이를 볼 수 있는 무당 수림(권혁 분)의 팽팽한 구도로 ‘홈캠’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나아간다.
이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웃이자 영적 존재를 볼 수 있는 수림은 의문스러운 모습으로 성희와 관객의 믿음을시험하며 극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일상적인 홈캠이 만드는 리얼한 구도와 오컬트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홈캠’은 기묘한 분위기의 공포물이 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홈캠’은 후반부엔 성희의 사연이 드러나며 반전과 함께 큰 충격을 준다. 리얼한 분위기의 스릴러에서 초자연적인 오컬트로 전개되던 ‘홈캠’은 성희의 심리 스릴러로 한번 더 전환된다. 예상할 수 없던 지점에서 이 영화만의 서글픈 모성애가 부각되면서 감정적인 울림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호러 장르의 요소들이 혼합되면서 후반부는 어수선한 면이 있다. 다방면에서 얽힌 이야기의 매듭이 풀린다는 느낌보다는 ‘이런 거였어?’라는 허무함 속에 영화가 준비한 반전을 납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반전을 위한 반전이 반복되면서 스스로 길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인다.
윤세아는 이번 영화에서 초자연적 현상 앞에서 느끼는 공포를 과잉된 감정과 큰 동작으로 소화하며 관객을 더 불안하게 했다. 초반부엔 홀로 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성희의 전사와 영화의 결말을 통해 적합한 연기였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아역 윤별하는 천진난만한 얼굴과 귀신에 빙의될 때의 스산한 표정 사이의 간극이 커 더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윤세와와 윤별하가 이 장르의 전형적인 캐릭터를 맡았다면 권혁은 이중적인 면이 있는 무당역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홈캔’을 더 신선하게 했다.
올여름 화제가 됐던 공포 영화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층간소음’이었다. ‘노이즈’와 ’84제곱미터’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누구나 경험할 수 있을 법한 소재로 몰입감을 높였다. ‘홈캠’ 역시 이제는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카메라를 통해 일상을 공포의 무대로 변주한 작품이다.
앞의 영화처럼 현실성 있는 소재가 또 한 번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홈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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