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HD현대가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미국 조선업 부흥 프로젝트)’ 참여를 앞두고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결정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에 대해 양사 노조가 '구조조정 우려'를 이유로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한미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와 현대미포조선노동조합이 합병 발표 직후 공동 입장문을 통해 사측의 일방적 결정이라며 강경한 공동투쟁 방침을 밝히자, 한미 간 조선 동맹 성격을 지닌 마스가 프로젝트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조는 이미 지난달 29일 4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2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조선소 현장의 불안정이 장기화할 경우 대규모 수주와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미국과의 협력 구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노사 갈등이 격화 된다면 한국 조선업계의 신뢰도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한국 조선 3사의 역량과 결합해 추진하는 전략적 성격이 강하다”며 “합병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심화돼 현장 생산 차질이 현실화 될 경우 미국 측이 한국 조선업을 안정적 파트너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양사 노조는 합병 발표를 사측의 일방적 결정으로 규정하며,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구조, 무차별적 이주노동자 고용 등을 문제 삼아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지 않은 채 인력 구조와 생산 체계만 통합하려 한다고 비판하며 합병 과정에서 고용 불안과 전환 배치 문제를 막기 위해 세부 자료 요구와 공동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합병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마스가 프로젝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오히려 사측이라며 반박했다.
노조 관계자는 “미국 측은 젊고 숙련된 전문 기술 인력을 원했지만 5년간 신입 채용을 중단해 현재는 외국인 근로자 5000명과 60세 이상 고령 인력만 남았다”며 “노조의 문제 제기가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사측의 인력 운용 정책이 글로벌 협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과거 구조조정 사례와 방산 합병에 따른 인력 이동 가능성을 근거로, 이번 합병이 대규모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 측은 2017년 구조조정 당시 회사가 2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받았지만 실제 자발적 신청자는 10명도 없었고 대부분이 사실상 강제 퇴직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합병의 배경에 방위산업 진출이 있는 만큼 전환 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는 “현대미포는 방산 경험이 없어 군함 제작 등을 위해서는 중공업 인력이 대거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일부 인력이 강제로 다른 사업장에 배치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HD현대 측은 합병과 관련한 노조의 반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은 합병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보다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관행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합병을 전면적으로 반대하기보다 매년 임단협 시기에 반복돼 온 관행적 파업의 연장선”이라며 “노조가 합병 이후 인력 조정이나 고용 불안이 생기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 역시 회사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부정하지 않지만, 고용 안정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요구하고 있다”며 “합병과 임단협 이슈가 맞물리면서 이번 파업이 특별하게 비춰지고 있을 뿐, 본질적으로는 협상력을 높이려는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