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 칼럼] 우갱, 찰나의 생각들이 기록되어 모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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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칼럼] 우갱, 찰나의 생각들이 기록되어 모일 때

문화매거진 2025-08-31 19:49:07 신고

▲ 우갱 개인전 전경, 갤러리 재재 / 사진: 유정 제공
▲ 우갱 개인전 전경, 갤러리 재재 / 사진: 유정 제공


[문화매거진=유정 작가] ‘찰나의 생각들이 기록되어 모일 때, 광활한 우주의 단편이 그려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하지 않았고, 작았고, 소소했다. 하지만 서너번을 정독하고 온 전시였다. 우갱 작가의 개인전에 다녀왔다.

“그래서… 제목이 뭔데?”

작가가 갤러리 입구에 써놓은 글귀다. 그걸 보고 있으니 우갱 작가가 슬며시 설명을 덧붙여 준다.

“제목과 같이 감상하시면 더 재밌습니다.”

열심히 보았다. 손바닥만큼 작은 그림들에 제목과 위트가 붙으니 하나하나가 단편영화 같았다. 어떤 것은 내가 처한 상황이나 기억과 맞물려 중단편의 소설이 되었다. 관람하는 이들 또한 비슷한지 모두 활기를 띠고 있었다. 재밌었다.

▲ 우갱 개인전 전경, 갤러리 재재 / 사진: 유정 제공
▲ 우갱 개인전 전경, 갤러리 재재 / 사진: 유정 제공


전시를 함께 진행하다 보면 후배나 동료가 그 선배에게, 동료에게 피드백을 구하는 장면을 종종 목격한다. 그 대답이 궁금해서 조용히 옆에 있으면 많이 듣는 말이 있다. ‘밀도’에 관한 이야기다. 주로 그림의 레이어가 어떻게 쌓였는지, 구성이 어느 부분에 집중되었는지, 색이 얼마나 촘촘히 올라갔는지 등에 관한 것이였다.

▲ 우갱 개인전 전경, 갤러리 재재 / 사진: 유정 제공
▲ 우갱 개인전 전경, 갤러리 재재 / 사진: 유정 제공


입시 미술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나는 ‘교육권 내에서는 저런 방식으로 말하는구나’하고 홀로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러나 그 기억들이 지금 눈앞의 작고 단순한 점선면 그리고 갸냘프게 칠해진 컬러들에 퇴색되었다.

레이어를 잘 쌓는 시각적인 밀도 이전에 생각을 연상시키는 심정적인 밀도가 불특정 다수의 생기를 어떻게 끌어내는지 보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 순수히 즐거운 기색들과 이를 끌어내기까지 작가가 짓고 묻었을 무수한 제목들이 어우러져 넘실대었다.

▲ 우갱 개인전 전경, 갤러리 재재 / 사진: 유정 제공
▲ 우갱 개인전 전경, 갤러리 재재 / 사진: 유정 제공


그리 크지 않은 갤러리가 광활한 우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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