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수사 개시 59일 만에 김건희씨를 구속 기소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제 '김충식·매관매직·집사게이트' 관련 의혹 규명에 나선다.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게이트)·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통일교의 건진법사 통한 청탁 의혹)로 알려졌다.
특검법에 명시된 김씨와 관련된 수사 대상이 아직 13가지나 남았고, 수사 개시 후 인지한 사건까지 포함하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금거북이·나토목걸이·바쉐론 시계 등 매관매직 의혹 확산
특검팀이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매관매직' 의혹이다.
김씨가 여러 인물에게 고가의 귀금속을 받고 각종 인사 청탁을 들어줬다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근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김씨에게 700만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전달하고 이를 대가로 국교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지난달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 등이 운영하는 남양주 소재 요양원을 압수수색한 특검은 김건희씨 동생 김진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고에서 문제의 금거북이와 이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했다.
특검은 지난 28일 이 위원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금거북이'를 공여한 자가 이 위원장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조만간 이 위원장을 상대로 금거북이 전달 경위 및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배경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나토 목걸이'도 인사청탁의 대가로 제공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김건희씨가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건네면서 자신의 맏사위 인사청탁을 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이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실제 목걸이 전달 약 3개월 뒤 임명됐다.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는 2022년 9월 사업상 편의를 받기 위해 김씨에게 5천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시계를 받은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도와달라며 대통령실 홍보수석 자리를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건희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어두운 밤 달빛"…뇌물죄 회피 의도
이처럼 김건희씨가 여러 인사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특검팀이 최종적으로 어떤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길지도 관심사다.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한 경우 성립한다. 행위자가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가져야 하는 범죄(신분범)다.
다만 김씨는 공직자가 아니므로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사전에 윤 전 대통령과 특정인에게 이익을 주기로 공모한 정황이 확인되어야 한다.
특검팀은 각종 인사 개입 및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공모 관계를 입증할 단서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뇌물죄 적용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뇌물죄 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김씨는 특검 수사가 진행된 후 여러차례 자신은 '민간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6일 특검에 처음으로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법조계는 김씨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라고 본다. 즉, 자신은 뇌물죄가 해당되는 공직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 29일 특검의 구속 기소 소식에도 김씨는 변호인단을 통해 400자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고 밝혔다.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라는 표현 역시 '달빛'에 비유해 자신의 무고함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건희 일가 핵심 키맨 '김충식' 겨냥
특검팀은 김건희 일가의 핵심 키맨으로 꼽히는 사업가 김충식씨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충식씨는 김건희 모친인 최은순씨와 동업자 관계를 유지하며 김건희 일가와 20년 넘게 가깝게 지내온 인물로 알려졌다.
김씨는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파악됐다.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 가족회사 ESI&D가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ESI&D는 2011∼2016년 양평군 공흥리 일대 부지 2만2천411㎡에 도시개발사업을 벌여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했다. 사업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이 한 푼도 부과되지 않았고 사업 시한이 뒤늦게 소급해 연장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또한 김씨는 '통일교'와도 관련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충식씨가 2013년 부터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오랜 기간 사용한 '다이어리 수첩' 등을 입수해 각종 의혹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이 수첩에는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던 2019년부터 꾸준히 '통일교' 측과 소통을 해온 것으로 의심되는 메모들이 다수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에선 지난 11일 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이 김씨를 겨냥한 '김충식 특검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김건희 비리의 진짜 몸통은 김충식"이라며 "김충식은 단순한 민간인이 아니다. 검찰·법원·관료·종교 세력과 오랜 유착 속에서 움직여온 실세"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일가의 핵심 사적 네트워크로 작동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김충식은 단순한 민간인이 아니라 검찰·법원·관료·종교 세력과 오랜 유착을 맺어온 실세"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일가의 핵심 사적 네트워크로 작동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충식씨를 둘러싼 의혹은 주가조작, 부동산 투기, 사법 거래, 마약 밀수, 국정농단, 내란 모의까지 국가 시스템 전반을 무너뜨리는 복합권력형 범죄"라며 "기존 '김건희 특검법'이 김건희 직접 비위에만 한정돼 김충식 관련 의혹은 수사 사각지대에 놓였다. 독립된 특별검사를 임명해 전방위 수사가 필요하다"고 '김충식 특검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집사게이트, 김건희-김예성 공모 여부 입증이 관건...조영탁, 민경민, 모재용 등 3명 2일 영장심사
'집사 게이트' 의혹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특검팀이 규명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집사 게이트는 김건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자신이 설립에 참여한 기업 IMS모빌리티(비마이카 후신)에 대기업 등으로부터 184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차명 법인을 설립해 46억 원을 부당 취득(횡령)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업들과 KB캐피탈, 신한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청탁성 또는 보험성으로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김 씨가 횡령한 금액이 김건희씨에게 흘러 들어갔는지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성 씨도 지난 29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김씨는 김건희씨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 사람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건희씨 일가와 관련된 '집사게이트' 핵심인물인 IMS모빌리티 조영탁 대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민경민 대표, IMS모빌리티 모재용 이사 등 3명에 대해 특검은 지난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는 31일 "피의자 조영탁, 민경민, 모재용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시가 9월 2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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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관저 이전 특혜, 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의혹 등도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새 관저로 쓰기로 하고 건물을 리모델링 및 증축하는 과정에서 공사를 따낸 소규모 업체가 과거 김건희씨의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후원금을 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사건이다. 특검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첫 압수수색에 나서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임하던 시기 고속도로 노선의 종점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 일가 소유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바뀌며 이들에 특혜를 줬다는 게 골자다. 원 전 장관과 양평군수를 지냈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등 여러 정치인들이 연루돼 있어 정치권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특검팀 인력으로는 정해진 수사 기간 내에 남은 의혹을 모두 규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특검팀은 최근 특별검사보 1~2명과 파견 수사인력 수십명의 증원을 국회에 요청했다.
박상진 특검보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특검보는 현행(4명)에서 1~2명, 파견 검사는 현행 40명에서 20명, 파견 공무원은 현행 80명에서 40명을 각각 추가 증원하는 정도로 의견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검은 연장 없이 90일, 2회 연장을 포함하면 최장 150일인 수사 기간을 늘려달라는 의견을 제출하지는 않았다. 수사 대상을 늘려달라는 의견도 포함하지 않았다.
박 특검보는 "아직 기본 일정(90일)도 다 소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굳이 또 어떤 것을 예상해서 연장을 요청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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