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더 타임스와 텔레그라프 등 영국 언론은 30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1926∼2022)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반대하는 속마음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6월 23일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브렉시트(Brexit) 투표가 실시되기 3개월 전 여왕과 대화를 나눈 한 장관은 여왕은 “우리는 EU를 떠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여왕은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해 논의하던 중 “아는 악마와 함께하는 것이 낫다(stick with the devil you know)”라고 말했다고 이 장관은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왕실 전기 작가 밸런타인 로우가 정치인, 관료, 왕실 보좌관 등 약 100명을 인터뷰해 쓴 신간 ‘권력과 궁(Power and the Palace)’에 소개됐다.
여왕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브렉시트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국민투표를 2주 앞둔 2016년 6월 9일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여왕이 브렉시트를 지지한다”는 기사를 1면에 대서특필했다.
신문은 여왕이 2011년 5월 윈저궁에서 당시 닉 클레그 부총리 등과 오찬을 하면서 “EU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EU 탈퇴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여왕은 “독기와 감정을 담아 EU를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더 선 보도에 버킹엄궁은 당시 “여왕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며 언론자율 규제 기구인 독립언론윤리위원회(IPSO)에 이의를 제기했다.
더 타임스는 더 선 지의 보도 이후 몇 년이 지난 지금 여왕이 브렉시트에 대해 진정으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드러났다며 여왕과 대화한 장관의 발언을 소개했다.
신문은 이같은 견해는 궁궐 내부 관계자가 말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고 전했다.
여왕은 브뤼셀 관료주의에 대해 “말도 안 돼”라고 비판적이었지만 근본적으로는 EU를 전후 합의의 일부로, 두 차례 세계 대전 이후 협력의 시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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