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잠꼬대는 주로 깊은 잠인 NREM 수면 단계에서 발생한다. 대개 짧은 중얼거림이나 일상적인 대화 수준으로 나타나며,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몸은 움직이지 않고 소리만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건강상의 위험과 연결되는 일은 거의 없다.
반면 파킨슨병과 관련된 잠꼬대는 REM 수면에서 발생하며, 꿈의 내용을 실제로 행동으로 재연하는 특징이 있다. 욕설이나 고함, 비명처럼 강한 감정이 실린 발화가 나타날 수 있고, 주먹질이나 발길질, 몸을 휘두르며 침대에서 떨어지는 행동까지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본인뿐 아니라 함께 자는 가족에게 상해를 입히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자주 관찰되는 잠꼬대 유형은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인 행동을 동반하는 경우로, 마치 누군가와 싸우는 듯한 말과 몸짓이 나타난다. 둘째는 꿈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는 발화형으로, 쫓기거나 싸우는 상황을 재현하며 “도망가!”, “비켜!” 같은 말을 내뱉는다. 셋째는 공포 반응성이 강한 경우로, 비명이나 통곡, 겁에 질린 울음소리가 나타난다. 넷째는 단순히 일상적인 대화처럼 중얼거리는 형태인데, 이는 파킨슨병의 초기 단계에서 보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징을 통해 일반 잠꼬대와 RBD를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반 잠꼬대는 일시적이고 반복성이 낮은 반면, RBD는 수년 이상 지속되며 점점 증상이 심해지고, 환자가 꿈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중년 이후 새롭게 시작된 폭력적 잠꼬대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RBD 외에도 다양한 수면장애가 동반된다. 주간 졸림은 약물 부작용이나 병 자체의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불면증은 야간 통증이나 우울증, 잦은 소변 때문에 발생한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이나 주기적 사지운동장애도 흔하게 보고되지만, 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RBD와는 성격이 다르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중년 이후 새롭게 시작된 격렬한 잠꼬대가 반복된다면 단순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반드시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RBD 환자의 40~60%는 10년 내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같은 알파-시누클레인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모님의 잠꼬대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파킨슨병과 연관된 위험 신호인지는 행동 양상과 빈도를 통해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 같은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가족들이 잠꼬대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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