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를 반대하는 '매파' 리사 쿡(61)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사의 개인비리를 들춰낸 트럼프(79) 미 대통령이 최근 그녀의 해임을 통보했다. 그러자 리사 쿡도 즉각 변호인단을 만들어 "해임 통보는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맞서고 있다.
진보·민주당서 지지한 경제학자로
2022년 바이든이 연준이사 임명
리사 쿡은 민주당·진보진영의 지지를 받은 경제학자로 2022년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연준의 첫 흑인 여성 이사로 임명됐다.
그러자 보수진영의 트럼프와 공화당 측은 강력 반발했었다. 트럼프 측은 그간 "통화정책 경험이 부족한 사람"라며 금리인하에 강한 반대 입장인 리사 쿡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을 일삼았었다.
반면 리사 쿡 측은 연준의 112년 독립성을 훼손한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트럼프가 리사 쿡을 해임해
트럼프가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한 사유는 '2건의 부동산 사기 의혹'이다.
2021년 리사 쿡은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 보유한 주택 담보대출(모기지)을 각각 신청하면서 2곳 모두 "내가 살고 있는 주거지"라며 허위 기재해 '대출 조건을 유리하게 가짜 서류를 꾸몄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주거용 주택담보대출은 투자·임대용 주택보다 금리가 낮고, 담보인정비율(LTV)이 높다.
리사 쿡은 이후 살지 않는 조지아주 주택을 임대로 내놓아 이는 명백한 '주택담보대출 사기'라며 트럼프가 해임의 직접적인 이유로 삼았다. 이에앞서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로 간신(?)같은 연방주택금융청장이 이 혐의를 제기하고, 법무부에 형사고발까지 했다.
그러나 리사 쿡은 부동산 문제가 어떤 범죄가 아니며 자신은 형사 기소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리사 쿡의 변호인단은 "연준법상 공직비리, 직무태만, 직무 불이행 등 실제 위법 행위가 있을 때만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또 "트럼프가 사전 통지나 청문회 없이 해임을 통보한 것은 헌법상 절차를 지키지 않은 위법"이라며 "대통령이 제기한 의혹이 설령 사실이더라도 혐의 자체가 가볍고 증거가 미약해 연준 이사를 해임할 충분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연준 이사가 되기 이전에 일어난 일로 해임할 수는 없다"며 "그녀가 대학 때 무단횡단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해도 연준 이사의 해임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많은 법률 전문가들도 "연준 이사의 해임 기준은 '명확한 직무와 관련된 불법행위'"라며 "개인적인 사안을 끄집어내 '정당한 사유'라는 빌미로 해임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연준법에선 사유가 있을 경우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는 조항은 있지만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그동안 어떤 대통령도 연준 이사를 임기가 끝나기 전 해임한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다른 공직자 해임 소송에서 주장했듯 '대통령의 광범위한 행정통제 권한'을 들고 나와 해임 논리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흑인 인권운동가 집안 배경
리사 쿡은 1964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흑인 인권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삼촌인 새뮤얼 뒤부아도 듀크대 최초의 흑인 교수이자 정치학자다. 그는 흑인 운동가인 마틴 루서킹 목사와 같은 반 친구로 뜻을 같이 했다고 한다.
특히 조지아주 애틀랜타는 마틴 루서킹의 출생지이자 활동무대였다. 1950~60년대 미국 남부의 흑인 인권운동이 조지아를 중심으로 전개됐고, 인종 분리 철폐, 투표권 확보 등을 위한 시위와 행진의 중심지였다.
이런 흑인 인권운동 배경의 가정에서 자란 리사 쿡은 스펠먼 대학에서 마셜 장학금을 받은 최초의 학생이다. 마셜 장학금이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유럽 복구 지원 정책인 마셜 플랜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장학제도다. 미국 학부 졸업생 40명을 영국 대학원에 유학시키는 제도다. 학문적 우수성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간의 이해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리사 큭은 이렇게 영국의 옥스포드대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PPE) 을 전공했고, 미국의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연준 이사로 임명되기 전까지 약 20년간 경제학 및 국제관계학 교수로 재직하며 인종간 격차, 금융기관의 역사, 시장의 위기와 혁신 연구로 학문적 족적을 남겼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선임 경제학자로 홀동한 뒤, 2022년 바이든 대통령 때 연준 이사로 발탁돼 공식 임기가 2038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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