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실내 백스테이지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필릭스가 카메라를 향해 여유롭게 시선을 던진다. 천장 매립등이 만든 미세한 그림자와 바닥의 따뜻한 우드 톤이 대비를 이루며, 전체적인 무드는 차분한데 룩은 강렬하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 한 컷 속 키워드는 ‘모노톤 스트릿 애슬레저’다. 블랙과 화이트를 축으로 잡고, ‘삼선’ 트랙 재킷과 그래픽 와이드팬츠로 에너지의 방향을 또렷하게 제시한다. 최근 계정에 해시태그로 남긴 ‘#CEREMONY’ 기류와도 맞물리며 활동 예열을 알리는 듯한 장면이다.
가장 먼저 눈을 붙드는 건 블랙 트랙 재킷이다. 광택이 은은한 합성가죽 텍스처에 화이트 쓰리 라인이 어깨에서 팔까지 길게 내려와 어깨선을 곧게 펴 보이게 만든다. 일명 ‘직각어깨’ 효과를 노린 셈이다. 안에는 화이트-라이트그레이 톤의 후디를 레이어드해 네크라인과 후드 스트링으로 밝은 색을 드러냈다. 목선과 턱선을 감싸는 후디의 볼륨이 상체 실루엣을 도톰하게 만들면서도, 재킷의 구조적인 라인 덕분에 상체가 무너지지 않고 탄탄해 보인다.
하의는 루즈핏 와이드 스웻팬츠다. 종아리부터 발목까지 낙낙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이 다리의 군더더기를 숨기고, 길게 내려오는 밑단이 바닥에 부드럽게 스쳐 시각적 ‘롱레그’ 비율을 만든다. 팬츠 한쪽에 크게 들어간 화이트 그래픽 프린트는 불꽃 같은 형태로, 단색 구성의 룩에 확실한 시그니처 포인트를 부여한다. 움직일 때 그래픽이 살짝 일렁이며 동세를 강조해, 정지된 사진에서도 퍼포먼스의 기운이 느껴진다.
발끝은 블랙과 아이보리 톤이 섞인 로우톱 스니커즈. 두툼한 미드솔이 바닥에서 한층 띄워 준 덕분에 키 상승 효과와 함께 전체 비율이 안정된다. 과장된 컬러를 배제하고 모노톤으로 통일해 상·하의의 그래픽과 스트라이프가 더 돋보이게 한 계산이다. 스트리트 무드에 애슬레저의 기능성이 겹겹이 쌓인, 요즘식 ‘퍼포먼스 캐주얼’의 정석을 따른다.
액세서라이징도 흠잡을 데 없다. 스터드 장식의 화이트 백팩은 재킷의 스트라이프, 팬츠 프린트와 색을 맞춰 톤-온-톤 리듬을 형성한다. 금속 스터드는 조명에 반사되어 미세한 하이라이트를 만들어주며, 힙한 하드웨어 감성을 더한다. 투명 프레임 안경은 눈 주변의 그림자를 걷어내 얼굴의 입체감을 살리는 장치로 쓰였다. 플래티넘 블론드 헤어와 만나 얼굴 전체가 환하게 떠오르는 효과를 내, 어두운 배경에서도 존재감이 또렷하다.
디테일을 뜯어보면 레이어링의 밀도가 돋보인다. 재킷-후디-테크소재 상의가 만든 3단 텍스처는 광택과 매트, 펀칭과 스무스가 교차하며 시각적 볼륨을 만든다. 손을 포켓에 넣은 낮은 중심의 포즈는 힙 라인을 과장하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드롭 실루엣을 연출한다. 허리 밴딩은 미세하게 조여져 상체와 하체의 경계가 선명해지고, 팬츠의 수직 주름이 길이감을 보강한다.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어둠(블랙)’ 위에 ‘정교한 빛(화이트)’을 점·선·면으로 배치한 구성이며, 무드는 쿨하고 담백하다.
실전 코디 팁도 간단하다. 첫째, 상의는 블랙 트랙 재킷과 라이트톤 후디의 레이어드를 권한다. 재킷은 어깨가 과하게 처지지 않는 세미 드롭 숄더, 후디는 두께감 있는 플리스나 저지 소재가 좋다. 넥을 살짝 여는 대신 후드 라인을 밖으로 빼 목선을 단정하게 정리하면 얼굴이 작아 보인다. 둘째, 하의는 그래픽 포인트가 있는 와이드 스웻팬츠를 택할 것. 프린트 위치가 허벅지나 종아리 바깥쪽에 있으면 다리가 더 길어 보인다. 셋째, 신발은 색을 욕심내지 말고 블랙·화이트 안에서 해결하자. 미드솔이 살짝 두툼한 로우톱이면 비율이 즉시 살아난다. 넷째, 가방은 화이트 백팩이나 메신저백으로 톤을 맞추고, 금속 하드웨어가 있는 제품이면 더욱 좋다. 마지막으로 투명 프레임 안경은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다. 광택이 있는 재킷이나 액세서리와 만나면 얼굴에 깨끗한 하이라이트를 얹어준다.
이 룩의 매력은 과한 장식 없이 선명한 대비로 힘을 만드는 데 있다. 블랙-화이트의 모노톤 팔레트, 직선적인 스트라이프, 불꽃형 그래픽이 한 축을 이루고, 나머지는 여백으로 남긴다. 그래서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한 번에 ‘힙’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요즘 스트릿 씬에서 다시 부상하는 ‘트랙 재킷 리바이벌’과 ‘그래픽 스웻팬츠’ 트렌드를 가장 현재적으로 번역한 셈이다.
무엇보다 이 한 컷은 근황 신호탄이기도 하다. 필릭스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CEREMONY’ 해시태그로 활동 모드를 암시했고, 글로벌 앰버서더로서 럭셔리·테크 브랜드와의 협업 존재감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속 절제된 모노톤과 퍼포먼스 지향적 실루엣은 그가 곧 보여줄 무대 에너지의 프리뷰처럼 보인다. 조명이 꺼진 공간에서 더 또렷해지는 스타의 윤곽—필릭스식 스트릿 애슬레저가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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