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에 매달 '430만원' 주택수당…분노한 '이 나라' 국민들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해부터 국회의원에게 월 400만 원이 넘는 주택 수당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자카르타의 한 거리에서 시위대가 의회 해산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AFP)

26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자카르타 남부 스나얀에 있는 국회 의사당 인근에서 대학생과 노동자 등 수천 명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의 시위는 지난해 9월부터 하원 의원 580명이 1인당 월 5000만 루피아(약 430만 원)의 주택 수당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최근 한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열렸다.

국회의원이 주택 수당으로 매월 받는 5000만 루피아는 인도네시아 빈곤 지역 월 최저임금의 약 2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외에 식료품 수당도 월 1000만에서 1200만 루피아로, 연료 수당은 월 500만에서 700만 루피아로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의원들이 급여와 각종 수당을 모두 합쳐 매달 1억 루피아(약 860만 원) 이상을 받아왔을 것이라고 전했다.

푸안 마하라니 국회의장은 언론에 국회의원들에게 지불된 수당은 철저하게 검토됐고 현재 자카르타 물가에 맞춰 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시위 참가자들은 과도한 수당을 폐지하고 하원 의회도 해산하라고 주장했다.

시위대가 국회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시위대는 돌이나 유리병을 던지고 고가도로 아래에 불을 지르며 충돌했다.

AP통신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부상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학생을 포함한 15명을 체포했으며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폭력행위 가담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