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임명한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를 전격 해임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 대상으로 삼은 것은 1913년 연준 설립 이래 처음이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쿡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하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지난 2021년 모기지 신청 과정에서 두 주택을 동시에 '주 거주지'라고 기재해 허위 사실을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한에서 "국민은 연준 이사들의 정직성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하지만, 쿡의 행위는 기만적이고 범죄적일 수 있다"며 해임 사유를 밝혔다.
쿡 이사는 연준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이사로 2022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임명했다. 임기는 2038년까지로 연준 이사 중 임기가 가장 많이 남은 인물이다. 미국 정치권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쿡 이사 해임은 수개월간 이어져 온 연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것과 동시에 쿡 이사 자리에 친(親)트럼프 인사를 배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즈(NYT)는 "이번 해임은 대통령이 독립기구인 연준 이사를 해임할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놓고 사상 초유의 법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연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사유가 있을 경우 이사를 해임할 수 있고, 이는 통상 직무 태만이나 비위 행위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쿡 이사가 물러나고 빈 자리에 친트럼프 인사로 채워지면 연준 이사진의 균형은 반전된다. 지난 7월만 하더라도 연준 이사진 중 친트럼프 성향은 2명으로 2대 5 구도였다. 하지만 이달 초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임기 도중 사임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스티브 미란을 지명했다. 쿡 이사 자리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가 오게 되면 연준 이사진 구도는 친트럼프 인사 4명으로 과반이 된다.
이번 결정은 금융 시스템 전반에도 파장을 예고할 전망이다. AP통신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며 "자율성이 훼손될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