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동안 자동차 산업계에 몸담아 온 한 전문가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국내 자동차 산업계는 내우외환의 상황에 놓였다. 미국 고관세로 비롯된 통상 위기 대응만 해도 벅찬 상황에서 ‘노란봉투법’, ‘더 센 상법’ 등 반(反)기업적 법안으로 숨통을 조이고 있다.
그런데도 노동조합(노조)은 파업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25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주도하기 위해 속전속결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투표자 중 90.93%가 찬성표를 던졌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정년 연장 등 성과 보상을 넘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조는 위기 극복을 위해 과거 힘을 모았던 시절을 되새겨야 한다. 현대차 노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창립 이래 처음 무분규 임단협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냈다. 상당한 성과급과 타결일시금 등으로 ‘실리’를 챙겼고,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함으로써 ‘명분’을 얻어낸 결과였다. 2010년은 현대차 실적이 개선되면서 무분규 노사 합의를 이어갔다.
노조의 이번 결정은 시대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번 추가 투자는 미국 공장과 차세대 로보틱스 개발에 집중해 이뤄질 예정이다. 노조는 국제 통상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자신들의 일감을 미국인, 그리고 로봇에 뺏길 수도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을까.
특히 노조의 파업권 행사는 4만2000여명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수천명의 촉탁계약직 직원들과 5000곳에 달하는 1·2·3차 협력사 직원들의 생계까지 흔들 수 있는 문제다. 미래 근로자들이 지금의 현대차 노조를 ‘이로움을 보느라 의로움을 잊은’ 세대로 기억하지 않고, ‘상생의 길을 걸었다’고 평가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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