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8월 19일 국내에서 올해 처음으로 삼일열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확인됨에 따라 전국 단위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위험지역에서 채집된 얼룩날개모기류 가운데 말라리아 원충 감염 사례가 발견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보 발령은 모기에 물릴 경우 실제 감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은 국방부와 지방자치단체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전국 87개 지점을 대상으로 모기 밀도와 감염률을 조사하는 감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전체 매개모기 개체 수는 지난해보다 평균 54퍼센트가량 줄었지만, 7월 말 집중호우 이후 모기 밀도가 다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31주차인 7월 27일부터 8월 2일 사이 조사 결과, 매개모기 밀도는 평년 같은 기간보다 약 47퍼센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가 온 뒤 물웅덩이와 습지 등에서 모기 번식이 활발히 일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지난 6월 모기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전국에 주의보가 발령된 바 있으며, 8월 13일 기준으로 인천 강화군, 경기 북부 일부 지역, 강원 일부 지역 등 총 8개 지역에는 국지적인 경보가 내려졌다.
이번에 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실제 확인되면서 위험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이다. 올 들어 8월 13일까지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373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443명보다 약 19퍼센트 줄었으나, 모기 개체 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환자 발생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말라리아 군집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군집사례란 위험지역에서 2명 이상의 환자가 서로 1킬로미터 이내에서 발생하고 증상 발현 간격이 2주 이내인 경우를 뜻한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16건이 보고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22건보다 감소했지만 여전히 경계가 필요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인천 강화군에서 2건, 경기 파주시에서 7건이 발생했으며 고양시, 김포시, 양주시, 연천군 등에서도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 환자들의 주요 감염 경로는 저녁 시간대 야외 활동이었다. 산책이나 낚시, 캠핑, 운동 등 땀이 난 상태로 야외에 머무르거나 호수와 물웅덩이 인근에서 활동하다 모기에 물린 경우가 많았다.
질병관리청은 말라리아 확산을 막기 위해 각 지자체와 군부대에 모기 방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했다. 동시에 위험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에게는 개인 예방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야간 활동을 가급적 줄이고, 외출 시에는 긴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며, 얼굴 주변에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취침 시에는 모기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실내에서는 방충망을 정비하거나 살충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말라리아 원충이 검출된 매개모기가 확인된 것은 환자 발생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준다”며 “지자체는 모기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국민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 수칙을 반드시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만약 발열이나 오한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라리아는 초기 증상이 단순한 감기와 비슷해 방치하기 쉽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라리아는 삼일열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전염되며, 대표적인 증상은 고열과 오한, 발한이 48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것이다. 두통,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주로 4월부터 10월까지 발생률이 높으며, 특히 일몰 직후부터 일출 전까지 모기의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군 복무자나 위험지역 주민, 해당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국방부,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강원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협력해 모기 발생 밀도와 원충 감염률을 정밀하게 감시할 계획이다. 또한 필요할 경우 단계별 경보를 통해 위험 상황을 즉각 알리고, 현장 방역을 강화해 환자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감염 확산을 줄이는 가장 큰 힘이 되는 만큼, 이번 경보 발령을 단순한 소식으로 넘기지 말고 생활 속에서 철저한 예방 조치를 실천해야 한다.
이번 전국 경보는 단순히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 변화와 집중호우로 모기 개체 수가 변동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 모두가 직면한 보건 위협임을 보여준다.
환자가 줄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위험 요인이 확대될 때 선제적인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의 권고처럼 야간 활동을 줄이고, 긴 옷과 기피제를 생활화하며, 발열 시 신속히 진료를 받는 것이 올여름 국민 건강을 지키는 핵심 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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