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의 최대 규모 주거단지 '힐스테이트 더 운정'에서 심각한 하자가 다수 발생해 수천 세대의 입주 예정자들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여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수백 명의 '힐스테이트 더 운정' 입주 예정자들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모여 집회를 열고 강력한 항의에 나섰다.
입주 예정자들은 "졸속 준공 절대 반대", "하자보수 완료 전 사용승인 불가" 등을 외치며 시공사와 시행사가 입주민의 안전과 권리를 무시한 채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힐스테이트 더 운정 단지는 약 2,700세대 규모의 아파트로 운정신도시 내 최대 규모이자 최고층 주거단지로 주목을 받았다.
입주와 동시에 운정신도시의 대장주 아파트로 등극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현실은 물이 줄줄 새는 누수 등 크고 작은 하자가 무려 1만 2천 건 이상 보고됐다.
입주 예정자들이 공개한 현장 영상을 살펴보면 지하주차장 내 소방배관에서 물이 대량으로 유출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당 배관은 화재 발생 시 작동해야 할 스프링클러 시스템과 연결된 핵심 설비로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다.
한 입주민은 "아직 사용승인도 받지 않은 단지에서 이런 수준의 누수가 발생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시공사는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고 행정당국은 사실상 이를 방조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하자가 단지 일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품질 미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선 "지금 드러난 하자만 해도 심각한데 실제 입주하면 얼마나 심각하겠냐"라며 불신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일산 신축 단지보다 1억 6천만원 더 비쌌지만...
심지어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인근 아파트에 비해서도 매우 비싼 가격에 분양을 진행해 고분양가 논란도 겹친 상황이다.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최소 7억9,100만 원~최고 8억9천만 원에 달하는데 평균 분양가는 약 8억5천만 원으로, 평당 환산 시 2,600만 원을 넘는 수준이다.
이는 서울 접근성이 더 뛰어난 인근 일산 지역의 신축 분양 단지와 비교해도 1억~1억6천만 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특히 '더샵 일산엘로이'와 비교 시 운정 단지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입지 조건에도 불구하고 훨씬 비싼 가격에 공급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거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분양 당시 전 세대가 완판됐다. 전체 분양 수익은 약 3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시행사와 시공사는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입주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 입주자는 "수조 원의 이익을 챙겨놓고도 기본적인 품질도 확보하지 못한 부실시공은 명백한 도덕적 해이"라며 "입주민의 안전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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