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폴란드 흑표전차 생산 '구슬땀'…"5㎞ 표적 명중에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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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폴란드 흑표전차 생산 '구슬땀'…"5㎞ 표적 명중에 엄지척"

이데일리 2025-08-21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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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국산 K2 전차가 폴란드에 도착한 것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 K2전차 1000대를 보유해야 한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15일 폴란드 국군의 날 열병식에서 러시아의 위협은 변함이 없다며, 이례적으로 K2 흑표전차를 언급했다. 2년 단위로 총 6번의 이행계약을 마무리해 지난 2022년 7월에 대한민국과 합의한 1000대의 K2전차 도입 계획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현대로템(064350)은 2022년 8월 180대의 K2전차(GF) 1차 납품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일 K2전차(GF) 116대, 폴란드형 K2전차(PL) 64대, K2 기반 계열 전차 3종 81대 등 65억 달러 규모의 2차 계약을 맺었다. 9조원이 넘는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무기 거래다.

지난 14일 현대로템 창원공장 주행시험장에서 폴란드에 납품 예정인 K2전차 성능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지난 14일 찾은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 방산공장은 폴란드로 갈 K2 전차 생산이 한창이었다. 현대로템 방산공장은 1978년 전차 생산을 시작한 이래, 1985년 국내 최초 한국형 전차 K1 개발과 2008년 K2전차 개발까지 성공한 K방산의 산실이다.

◇‘로템 배송’…연내 180대 1차 물량 완납 목표

K2 전차 수출은 2008년 튀르키예에 관련 기술을 이전한 바 있지만, 완제품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30년 이상의 전차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빠른 납기는 폴란드를 사로잡았다. 폴란드로부터 ‘로템 배송’이라는 별칭도 얻었다고 한다. 실제로 1차 계약 체결 2개월 만에 폴란드로 향하는 K2 전차 초도 물량 10대가 출고됐고, 약 3개월 만인 12월 폴란드 현지에 도착했다. 세계 전차 수출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다. 2023년 3월에도 5대가 기존 납기보다 3개월 앞서 현지에 도착했다. 2024년 56대 납품 이후 올해 62대가 현지로 갔다.

창원 공장은 나머지 47대의 연내 납품 완료를 위해 업무 부하가 예상되는 팀을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했다. 특별연장근로 신청을 통한 근무시간 연장으로 적기 납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K2 전차 생산 라인에 있는 물량은 아직 우리 군의 4차 양산이 시작되지 않아 전량 폴란드 납품용이다.

지난 2023년 3월 폴란드 동북부 오르지스 사격장에서 K2전차의 첫 현지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K2 전차는 현재 폴란드 육군 16기계화사단과 예하 여단에 단계적으로 전력화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 훈련에 처음 참가한 K2 전차는 독일 레오파드·프랑스 르클레르·미국 에이브람스 등 세계 유수의 전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폴란드군의 위상을 제고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각 현장 부대에 인력 파견을 통한 근접지원 서비스(ISS)로 95% 이상의 장비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특히 폴란드군이 만족해하는 부분은 세계 유일의 유기압현수장치(ISU)를 통한 기동능력과 사격명중률”이라고 소개했다.

ISU는 컴퓨터 제어로 전차의 자세를 제어하고 진동을 최소화한다. 특히 고르지 않은 지면에서도 높은 명중률을 자랑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사격장 조건으로 2㎞ 거리까지 밖에 사격이 안 되지만, 폴란드는 5㎞까지도 가능하다”며 “5㎞ 표적을 명중시킬 때 우리도 놀랐다”고 전했다.

◇검증된 성능·현지화 앞세워 제3국 수출 확대

이번 2차 계약은 우리 군 3차 양산분 사양과 동일한 완성차를 납품했던 1차 계약과 달리 폴란드형 개량 전차 3대만을 국내에서 생산해 납품하고 나머지 61대와 K2 계열 전차를 폴란드 현지 업체인 부마르에서 조립하는 형태다. 유지·보수·정비(MRO) 관련 기술 이전도 포함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폴란드 K2전차 2차 계약식에 참석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K2전차를 조립할 부마르 공장 시설을 둘러보고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방부)


폴란드형 K2 전차는 우리 군 K2 전차에는 탑재하지 않은 하드킬(Hard-kill) 방식의 능동방호장치(APS)와 드론 전파 교란 시스템을 적용한다. 여기에 12.7㎜ 원격사격통제체계(RCWS)가 탑재되고, 성능이 개선된 특수 장갑이 적용돼 방호력도 더욱 높아진다. 또 구난전차·개척전차·교량전차 등 3종 계열 전차는 모두 기존 K1 전차가 아닌 K2 전차를 플랫폼으로 새롭게 채택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를 K2 전차 유럽 생산 허브로 구축해 유럽 내 제3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인근 루마니아는 K2 전차 도입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현대로템은 미래무기체계인 유무인 복합전차와 장갑차, 무인차량 분야에서도 폴란드 국영방산업체(PGZ)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정엽 현대로템 부사장은 “K2 전차의 동유럽 수출은 대한민국 국방 및 민간 과학기술의 선진화와 더 큰 세계화로의 시작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국익 창출과 국정과제인 K방산 글로벌 4대 강국 진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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