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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 탐사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운티 일대에서 기이한 멧돼지가 발견됐다.
올해 초 해당 지역에서 죽은 멧돼지의 배를 가르다 푸른 지방을 본 현지의 한 야생동물 통제 업체 대표는 “흐릿한 파란색이 아니라 선명한 ‘네온 블루(형광 파란색)’였다”며 “늦은 밤 근무하면서 돼지들이 목장 울타리에 설치된 다람쥐 미끼와 그 안에 있는 ‘디파시논(diphacinone)’이 첨가된 곡물의 냄새를 맡은 뒤 용기를 부수고 먹어 치우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디파시논은 쥐나 다람쥐 등 설치류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살서제, 이른바 ‘쥐약’으로 형광 색소가 포함돼 있다.
해당 멧돼지를 검사한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CDFW)는 지난달 30일 지역 사냥꾼에게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디파시논을 다량으로 섭취하면 심각한 출혈을 유발해 결국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물질로 인한 오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2011년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리 과정을 거쳐도 안전하지 않다.
10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한 야생 돼지의 지방이 푸른색을 띄어 화제가 된 바 있다. 2021년 샌프란시스코에선 푸른 내장을 가진 거위 떼가 발견돼 디파시논 오염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농무부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당시 캘리포니아 지역 흑곰 12마리 중 10마리, 야생 돼지 120마리 중 10마리의 간에서 항응고제 계열의 살서제가 검출됐다.
현지 환경보건 전문가는 항응고제 성분이 먹이 사슬을 통해 체내 축적되는 데 대해 우려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는 농업용이나 공중 보건 또는 상수도 보호용을 제외한 모든 살서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전 물질보다 강력한 2세대 항응고제 계열 살서제의 구매 대상과 판매 수량을 제한했다. 그럼에도 미국 독극물센터(America‘s Poison Centers)의 2022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미국 전역에서 항응고제 살서제 섭취 사례가 3000건 이상 보고됐고, 이중 절반 이상이 6세 미만 어린이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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