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정치철학자 황태연 동국대 명예교수의 신간 '정의국가에서 인의국가로: 국가변동의 일반이론'(상·하)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이 책은 황 교수가 50년간 탐구한 동서 정치철학의 연구의 결산이다.
출판기념회에는 권노갑 민주당고문, 이종찬 광복회 회장, 정균환 민추협회장, 박석무 이사장, 오은균 원광학원 이사장,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이정현 전 대표, 이준석 대표, 호사카 유지 교수, 김종민·박성준 의원, 백학순 김대중학술원 이사장, 조갑제 대표, 윤창중 대표, 김한민 감독, 김민웅 목사, 최재영 목사 등 여야를 아우르는 정계·학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끈다. 사회는 박수현 민주당 국회의원이 맡는다.
신간 '정의국가에서 인의국가로'는 기존 서구 정치철학의 근간이 되어 온 ‘정의 제일주의’를 비판적으로 해체하고, 유교 정치사상의 핵심인 인(仁)을 앞세운 인의(仁義)국가론을 제창한다.
황 교수는 “플라톤에서 칸트, 헤겔, 마르크스, 니체, 푸코에 이르기까지 서양 정치철학은 정의를 절대화하며 폭력적 투쟁을 정당화해왔다”고 주장한다. 이를 ‘투쟁유일론(Kampfsingularismus)’, 즉 폭력을 사회 변화의 원동력으로 보는 사상적 흐름이라 분석하며, “정의의 이름으로 수억 명이 죽어간 20세기 역사가 그 결과”라고 지적한다.
반면, 유교 전통에서는 불평등과 부정의가 팽배해질수록 정의보다 사랑, 즉 백성을 위하는 ‘인의 정치(仁政)’가 강조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는 송나라와 조선시대를 비롯한 동아시아 유교 국가들의 정치 이상에서 확인된다.
황 교수는 “서양의 정의국가는 폭력과 분열의 역사였고, 동양의 인의국가는 화합과 조화의 이상을 추구해왔다”며, 양자의 대립이 아니라 ‘사랑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인의국가’, 즉 인류가 정의를 넘어 사랑의 정치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황 교수는 단순한 철학적 제안이 아니라, 국가 변동의 일반 이론이라는 제목처럼 역사적으로 실증된 국가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한다. 즉, 정치체는 권력의 획득과 유지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그 토대에는 ‘정의냐 인(仁)이냐’라는 가치체계의 선택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황 교수는 현재 IT·AI 혁명 시대 속에서 서양의 좌우 정당 간 정책이 빠르게 수렴하고 있으며, “정의보다 ‘연대’, 즉 인(仁)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같은 시대 흐름 속에서 한국은 서구적 정의국가 모델이 아닌, 유교 전통의 인의국가 모델을 통해 새로운 문명 리더십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황태연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국대학교에서 30년간 정치철학을 강의해온 원로 학자다. 그는 공자철학, 한국정치사상, 유교적 근대화 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87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신간 '정의국가에서 인의국가로'는 기존 정의국가 중심의 정치체계를 넘어 인의(仁義)를 앞세운 새로운 국가 모델을 제시하는 이론서로, 시대적 전환기를 맞은 한국 정치사상계에 의미 있는 문제제기를 던진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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