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에게 즐겁게 여름 2탄을 보낼 수 있는 정겨운 분위기의 그림책들이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한 농사를 통한 구슬땀 가득한 책부터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위로를 건네는 책, 서로 다른 모습에도 껴안아 주는 용기 있는 우정까지. 따뜻한 그림책 속에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담긴 국내 어린이 그림책 세 권을 소개한다.
■ 파 뽑는 날
‘짹짹짹’, 새들의 재잘대는 소리에 눈을 뜬다. ‘아 맞다, 오늘 파 뽑는 날이지!’. 덜컹덜컹 흔들흔들 경운기에 몸을 싣고 엄마, 아빠와 함께 나선 길은 소풍을 가는 것처럼 설렌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온몸에 땀방울이 맺혀도 즐겁기만 하다.
꿈틀거리는 지렁이, 알록달록한 무당벌레 친구들을 바라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 함께 먹는 점심은 또 얼마나 ‘꿀맛’인지. 아빠의 구령을 신호로 온 가족이 힘을 합쳐 ‘꽉’, ‘쏙’, ‘탁’하며 파를 뽑는 여름날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높다랗게 쌓인 파를 싣고 돌아가는 풍경은 동심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내년에도 같이 파 뽑아요”.
도서 ‘파 뽑는 날’(홍당무 作)은 온 가족이 해 뜰때부터 질 때까지의 여름날 뜰 때부터 강렬한 색감으로 펼쳐지는 책이다. 홍당무 작가는 마음 속에 간직한 추억의 하루는 그려내며 어린이들에게 놀이의 즐거움, 노동의 씩씩함, 농사에 대한 친근함과 호기심을 선물한다. 화려한 색감, 굵고 친근한 선은 작가만의 특징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빛의 땅, 초록의 파는 원색의 강렬함과 순수함으로 시선을 끌며 생동감 넘치는 여름을 그린다.
■ 내 병아리
학교 앞 또는 문방구에서 마주친 병아리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어린 날의 풍경이다. 도서 ‘내 병아리’(장현정 作)는 어린아이가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를 뭉클하게 그린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에요”. 사랑스런 병아리를 만난 한 아이의 목소리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이는 저만의 방식으로 병아리를 아껴주고 놀아주지만 어느 날 병아리는 죽게 되고 아이는 처음으로 죄책감과 공포, 무서움을 경험한다. “미안해 병아리야…”. 아이는 병아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따뜻하게 안아준다.
‘내 병아리’는 관계 맺는 법에 있어 서툰 아이와 예상치 못한 이별을 통해 아이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는 어른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책을 덮으면 생명의 의미와 책임감이 느껴질 것이다. 작가는 유년 시절 누구나 경험해 봄 직한 순간을 그리며 서툴지만, 진심인 동심의 순수함이 성찰을 통해 성장하고 회복하는 모습을 그리며 이별의 아픔을 겪는 모든 어린이, 어른을 위로한다. 먹과 노랑을 주색으로 활용한 따뜻한 정감의 묘사, 과감한 여백은 등장인물에 집중하게 만든다.
■ 반달 씨의 첫 손님
향긋한 라일락 내음 가득한 여름밤, 앞치마를 한 반달가슴곰 ‘반달 씨’가 도시의 공원으로 향한다. 같은 시각, 짓궂은 아이들에게 쫓기던 길고양이도 그곳에 도착한다. 가족에게 갖다줄 꿀을 모으기 위해 손수 만든 나무 인형을 팔기 시작한 반달 씨 앞에 환한 웃음의 아이가 첫 손님으로 다가온다. 모습도 성격도 제각각인 반달 씨, 고양이, 아이는 그렇게 친구가 된다. 하지만 어느 날 반달 씨가 무심코 본능대로 행동하며 움츠러들게 되는데…. 이런 그에게 고양이와 아이는 각자의 방식대로 마음을 건넨다.
도서 ‘반달 씨의 첫 손님’(안승하 作)은 동심의 눈으로 달빛처럼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출발하는 진심 어린 우정은 서툴지만, 누구보다 용기 있다. 작가는 고양이 화자의 시선으로 이방인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는 비인간, 이주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통해 ‘연결’의 가치를 전한다. 마커와 색연필, 콩테, 연필로 그린 작가의 화사하고 포근한 그림은 따뜻한 여운을 더한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