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그동안 밝고 통통 튀는 건강한 역할을 주로 연기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껏 보여 드리지 못한 분위기를 꺼내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죠."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낮과 밤이 다른 여자 '선지'로 분해 1인 2역을 소화한 배우 임윤아가 이렇게 말했다. 과감히 자신을 내 던져 '틀'을 깨고, 한층 더 넓어진 스펙트럼을 과시한 임윤아를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악마가 이사왔다' 에피소드 외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와 그녀를 감시해야 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물이다. 극 중 임윤아는 '선지' 역할을 맡아 청순가련한 모습부터 거칠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까지 자신이 가진 매력을 제대로 뿜어내며 열연을 펼쳤다.
임윤아는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처음 봤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꼈던 묘한 따뜻함이 잘 담겨 있더라. 관객들이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다"고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임윤아가 연기한 '선지'는 낮에는 프랑스 유학을 꿈꾸며 평범하게 빵집을 운영하지만, 새벽 2시가 되면 악마로 깨어나는 인물이다. 임윤아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다. 무엇보다 '엑시트'를 함께한 이상근 감독님과의 호흡이 기분 좋게 남아 있어서 작품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감독님 색깔로 영화가 어떻게 완성될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윤아는 "'밤 선지'가 새벽 2시면 밖으로 나오지 않나. 실제로 밤 촬영이 많았다.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실제로 밤이 되면 저 또한 에너지가 넘쳐나더라"라며 웃었다. 또 임윤아는 "'악마가 이사왔다'는 감독님이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과 흔히 겪을 수 있는 경험을 선한 마음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양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 대신, 인물마다 감정선이 짙게 표현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윤아는 이번 작품에서 표정, 웃음소리 등 망가지는 연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영화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임윤아는 "촬영 현장에서 그런 표정을 지어야 하는 순간, 다른 생각은 안 하기로 마음먹었다"라며 "오롯이 악마 '선지'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에 집중했다. '저렇게까지 한다고?'라며 놀라는 분들도 있을 테고, '저게 선지구나'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윤아는 "배우로서 스스로 가지고 있던 틀을 깨트린 부분도 있다. 쑥스러움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선지'에 푹 빠져 지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기도 하다. 신기하다"라며 웃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코미디 장르에 가깝다. 감독과 배우들은 '억지'로 웃기기보다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지길 바라며 촬영에 임했다. '밤 선지'의 경우 캐릭터 특성상 자기방어를 위해 과장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를 오버해서 연기하면 자칫 억지 코미디가 될 수도 있었다. 임윤아는 이를 조율하는 데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임윤아는 "'웃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빵빵 터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악마가 이사왔다'의 주역은 임윤아, 안보현, 성동일, 주현영이다. 각각 개성이 다른 네 사람의 케미가 이 영화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임윤아는 '길구' 역을 맡은 안보현, '아빠' 성동일과 찰떡같은 호흡으로 재미를 더했다. 임윤아는 "안보현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더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대화가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동안 강렬한 이미지를 많이 보였던 안보현이 '길구' 캐릭터로 또 다른 배우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촬영하면서 많이 기대했는데 영화로 보니 '길구'랑 정말 찰떡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임윤아는 성동일의 '개딸'이 된 소감도 전했다. 앞서 성동일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정은지, 고아라, 혜리 등의 아버지로서 이른바 '개딸 아빠'로 불렸다.
임윤아는 "성동일 선배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었는데 TV로 많이 봐서인지 처음부터 내적 친밀감이 있었다"라며 "뵙자마자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인사드렸다. 대화 한마디 나누는 것만으로도 그저 신기했다. '개딸 계보'에 든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이기도 한 임윤아는 사실 배우로 먼저 데뷔했다. 2007년 7월, MBC 드라마 '9회 말 2아웃'으로 얼굴을 처음 알렸다. 그리고 2주 뒤 소녀시대 데뷔 무대를 가졌다.
데뷔 초반부터 그룹 활동과 배우를 겸업하며 차곡차곡 필모 그래피를 쌓아갔다. 시청률 43.6%를 기록한 KBS 드라마 '너는 내 운명'부터 최근작 '킹더랜드'까지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 '공조' '엑시트' 등에서 활약하며 주연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임윤아는 "어느덧 18년이 됐다. 인생의 절반을 소녀시대로, 배우로 생활했다. 감회가 새로우면서도 언제 이렇게 시간이 훌쩍 지났지 싶다"라며 "여전히 활동을 지켜보면서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윤아는 "그때그때 그 시기에 맞는 제 모습을 보여 드리면서 여기까지 왔다"라며 "진짜 밝은 에너지가 있을 때 그렇게 비쳤고, 지치거나 힘들 때는 차분한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지금은 예전보다 조금 더 성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룹 소녀시대로, 이미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다. 그래서 대중은 배우로 활동하는 임윤아에게 늘 기대치가 높았다. 그간 여러 작품을 선보이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경험도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응을 얻은 때도 있었다.
최근작은 성적이 좋았다. 주연으로 활약한 드라마 '빅마우스' '킹더랜드' 등이 시청률 13%대를 기록했고, 2022년 개봉작 '공조2'는 698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런 가운데 임윤아가 올해 여름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와 드라마 '폭군의 셰프'를 잇따라 선보인다. 흥행에 대한 부담이나 책임감이 더 클까.
임윤아는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작품을 할 때마다 생긴다. '악마가 이사왔다'나 '폭군의 셰프' 모두 큰 목표보다 눈앞에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게 쌓이면 전체가 돼서 탄탄하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되더라. 돌아봤을 때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작품을 만들어가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윤아에게 이런 면이 있구나' 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지금껏 보여 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톤의 연기를 보여 드리고 싶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에 계속해서 도전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임윤아가 '망가짐'을 불사하고 전매특허 사랑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