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과 쪽빛 바다가 맞닿은 남해 금산 정상에는 1000년 세월을 품은 사찰 보리암이 있다. 해발 681m 절벽 위에 자리한 이곳은 여행지이자 기도와 전설이 함께 살아 있는 공간이다. 산길을 오르는 동안 보이는 남해는 계절마다 색이 변하고, 사찰 마당에 서면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금산은 오래전부터 ‘남해의 금강산’이라 불렸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 덕분에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장면이 유난히 뛰어나다. 초록빛 산세와 쪽빛 바다가 맞닿는 모습은 한 번 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보리암이 이곳에 세워진 이유를 풍경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원효대사 창건과 조선 왕실의 기도처
보리암의 역사는 신라 신문왕 3년(683)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효대사가 금산 정상에 초당을 짓고 수도하며 관세음보살을 친견했고, 당시 산은 보광산, 절은 보광사라 불렸다. 조선 초,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올린 후 왕위에 오르자 1660년 현종이 산 이름을 금산, 절 이름을 보리암으로 바꾸고, 왕실이 기도하는 사찰로 지정했다.
경내에는 원효대사가 좌선했다는 좌선대 바위가 있다. 금산 38경 가운데 으뜸이라 하는 쌍홍문은 두 개의 바위가 문처럼 맞닿아 그 사이로 바다가 보이는 명소다. 주변에는 대장봉, 형리암, 화엄봉, 일월봉, 삼불암 등 이름난 바위들이 병풍처럼 절을 둘러싼다. 거북, 호랑이, 용 등 동물 형상의 바위도 많아 ‘바위 동물원’이라 불린다.
가야 김수로왕이 큰 일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서 기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의 칠왕자가 장유국사와 함께 출가해 이곳에서 수도했다는 기록도 있다.
바위와 바다가 어우러지는 장관
보리암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장면이 압도적이다.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며 바다와 산, 사찰 지붕이 붉게 물드는 순간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온전히 담기 힘들다. 일출을 보기 위해 전날 인근에서 숙박하고 새벽어둠 속에 산을 오르는 이들이 많다. 이른 시간에도 길에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산을 감싼다. 가을이면 억새와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는 설경과 바다가 어우러진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여러 번 찾아도 늘 새로운 느낌을 준다.
사찰 주변의 기암괴석은 오랜 세월 바람과 비, 파도가 만든 자연 조형물이다. 남순동자 바위는 어린 동자가 합장한 듯 보이고, 관음조 바위는 바람에 따라 마치 기도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오르는 길과 현재의 모습
보리암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금산 입구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1~2시간 정도 걸리며 숲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다. 경사가 있는 편이라 쉬어가며 오르는 것이 좋다.
또 다른 방법은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금산 주차장에서 사찰 입구까지 운행되며, 하차 후 약 10분 걸으면 도착한다. 차량은 앵강고개와 복곡저수지를 거쳐 금산 8부 능선까지 진입할 수 있다.
근현대에도 보리암은 여러 차례 보수됐다. 2010년에는 보광전을 다시 세우고 의상대, 관음원 간성각, 산신각을 새로 지었으며 설법전도 건립했다. 이후 능원 스님은 극락전 개금불사, 예성당 영단, 굴법당 조성, 석불 봉안을 진행하며 사찰의 모습을 가다듬었다.
보리암은 하절기(5~10월) 오전 4시부터 오후 5시, 동절기(11~4월)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개인 1000원, 단체 800원이며, 연중무휴로 열려 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른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에 어떤 날 찾아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금산 보리암 여행 정보 총정리
- 위치: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보리암로 665
- 운영 시간: 하절기 오전 4시~오후 5시 / 동절기 오전 5시~오후 4시 / 연중무휴
- 입장료: 개인 1000원 / 단체 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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