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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백악관은 그동안 9~10월 인도에서 개최될 쿼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 및 포괄적 무역협정 타결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대(對)러시아 원유 수입과 관세 이슈를 강하게 문제 삼으면서 인도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경고하며 협상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자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신뢰할 만한 파트너임을 앞세워 특별협정(우대조치)을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은 시장 전면 개방 등 전략적 역할 대신 무역수지, 관세 인하 등 실리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인도는 중국과 러시아 주축의 브릭스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양국 간 의견 충돌 및 입장 차이가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쿼드 정상회의에 불참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무역협상이 결렬되면 회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인도 간 무역갈등이 쿼드 회의 개최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인도·태평양 질서 재편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하면 양국 관계가 상당 기간 정상화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최대 수혜자는 명백히 중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리사 커티스 전 미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시장개방이라는 좁은 시각에만 매몰돼 인도와의 전략적 연대가 위태로워졌다. 이는 중국의 지역 영향력 확대에 명확한 승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1기 때는 미국과 인도 간 신뢰와 전략적 수준이 높았지만, 2기 들어 전략적 장기적 시야가 부족해졌다”고 우려했다.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차장은 “미국과 인도 간 무역합의 불발은 쿼드 정상회의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며 “무역협약 타결이 없다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의미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일본, 유럽연합(EU) 등 미 주요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무역수지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전략적 협력이 우선순위로 올라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뉴욕주립대(알바니 캠퍼스) 크리스토퍼 클래리 교수도 “조 바이든 전 행정부나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최근 쿼드의 미국 내 전략적 의존도나 위상이 낮아졌다”면서도 “아시아 내 경제·군사력 강국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이 지역 패권을 확대할 여지가 커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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