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윤경호가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목표를 공유했다.
‘좀비딸’이 손익분기점(22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윤경호는 ‘중증외상센터’에 이어 ‘좀비딸’까지 화제작의 중심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좀비딸’의 주연 윤경호와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경호는 이 작품에서 좀비로 변한 딸의 아버지 정환(조정석 분)의 고향 진구 동배 역을 맡아 특유의 코미디 감각을 뽐냈다.
윤경호는 올해 출연작들이 연 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어떤 배우였고, 또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 할까.
주목받지 못했던 시간이 길었는데 돌이켜 보면 어떤 시간이었나
여태 마이크를 들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렇게 저를 생각해 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질문이 정말 감사하다. ‘중증외상센터’ 방영 전에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거란 기대를 안 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해석할 수 없었다. 늘 하던 대로 했는데, 이전에 했던 작품과 뭐가 달랐는지 모르겠다. 고민해 보면 저는 꾸준히 최선을 다해서 해왔는데 운이 있었던 것 같다. 운이라는 표현이 비논리적이고 무책임할 수 있다. 하지만 운이라는 게 타이밍은 다르지만 찾아오고, 그 운을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거 같다.
주변에 잘하는 선후배들이 빛을 못 보는 경우를 많이 봤다. 능력이 뛰어난데 왜 안될까 생각하면 운이라고 밖에 생각을 못하겠다. 좋은 운이 저한테 찾아온 거고 언제 갈지 모르겠지만, 운이 와 있는 동안은 만끽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이 운이 언제든 떠나갈 수 있다 생각하고 각오도 하고 있다.
윤경호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란?
훌륭한 선배님들도 선뜻 말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지금 딱 떠오르는 단어는 ‘공감’이다. 좋은 연기는 관객과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역에서 출발하고, 그다음에 다양한 갈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서부터는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 다 하려면 3박 4일은 걸릴 것 같다.
배우로서 앞으로 어떤 길을 걷고 싶은지?
의외일 수 있지만, 저는 여전히 차근차근 오래가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어릴 적에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인기를 얻고 싶었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이 자리에 책임을 느낀다. 사랑받고 감사한 마음을 느끼는 만큼 저도 보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이걸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이 이 자리에 나타날 거고, 그 사람을 궁금해지는 시기가 올거다. 저도 언젠가 기시감이 생기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연기적으로도 더 긴장해야 한다.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보다 배우로서 오래 존재하고 싶다. 어떤 작품이든 어울리게 쓰일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
‘좀비딸’은 부성애가 잘 보이는 작품인데 평소 어떤 아빠인가?
늘 다해줄 수 있는 아빠였으면 좋겠다. 인터넷에서 감동적인 아빠들 사연을 보면 울컥한다. 저도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멋지고 자상한 아빠들을 보면 늘 그러고 싶다.
그러다 결국 제가 부족한 걸 느낀다. 부족하지만 사랑만큼은 부족하지 않게 줄 수 있는 아빠이고 싶다. 놀아주고 싶은 만큼 놀아주고, 공부도 강요 안 하고 싶다. 예절만 잘 지키고 사회에서 모난 사람만 되지 않는다면 그 안에서는 모든 걸 사랑으로 해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예정된 차기작이 있다면?
짧게 우정출연을 한 작품이 더러 있다. 그런 작품을 제외하면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이 촬영 막바지에 있다. 이후엔 tvN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준비할 예정이다. 언제 공개될지 모르지만, 생각할 수 없었던 제 얼굴을 보실 수 있을 거다. 그게 반가울지는 모르겠지만, 반가워해주셨으면 좋겠다.
운이라는 겸손한 표현을 썼지만, 윤경호 매 작품마다 감초 같은 역할로 극을 풍성하게 해 왔다. 그는 늘 그 자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코미디 연기에서의 능력을 또 한 번 증명한 윤경호의 신작 ‘좀비딸’은 지금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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