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터뷰] 안양 역사상 최대 영입, 그러나 겸손한 권경원 “흥민이와 민재 앞에서 저는 배우는 입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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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터뷰] 안양 역사상 최대 영입, 그러나 겸손한 권경원 “흥민이와 민재 앞에서 저는 배우는 입장이죠”

풋볼리스트 2025-08-04 17:52:31 신고

권경원(FC안양). 서형권 기자
권경원(FC안양).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권경원은 FC안양 데뷔전에서 머리가 깨지고 20바늘을 꿰맸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 또 출장했다. 조용히 팀에 헌신하고, 33세 나이에도 여전히 성장하고 싶어 하는 권경원의 성격이 그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다.

권경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을 떠나면서 안양과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K리그1으로 처음 승격한 안양 입장에서 현역 국가대표 센터백 권경원이 역대 가장 화려한 영입이라고 할 만하다. 마침 영입 발표 사진은 안양 협력업체 중 웨딩홀에서 촬영해 마치 밤하늘의 별들을 배경으로 깔아놓은 듯했다.

데뷔전에 앞서 풋볼리스트 유튜브 채널 뽈리K’와 인터뷰를 가졌던 권경원은 편하게 할 생각으로 오지 않았어요. 안양 그리고 이 팀의 서포터들이 1부로 올라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는지 감히 조금은 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이 희생하셨잖아요. 그 희생이 인정받게 도와드리면 저도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힘껏 도우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각오를 가장 과격한 방식으로 실천했다. K리그 복귀전에서 대구FC를 상대했는데, 카이오의 팔꿈치에 머리를 맞아 피가 철철 났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다 소화했다. 그리고 4-0 승리에 기여했다. 16경기 만에 거둔 무실점 승리였고, 구단 역사상 K리그1 최다골 및 최다점수차 경기였다. 경기 후 20바늘을 꿰매고 계속 선발 출장 중이다.

권경원은 노장 반열에 든 선수답게 독특한 롤모델이 있다. “근래에 인테르밀란의 아체르비 선수 보고 되게 큰 영감을 얻었거든요.” 프란체스코 아체르비는 인간승리의 아이콘이자 대기만성형 선수의 표본이다. 젊어서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한 슬럼프, 본인의 고환암 진당 등 악재가 겹쳤는데 모두 극복한 뒤 오히려 기량이 발전했다. 30대에 들어서면서 전성기를 열어갔고, 34세에 명문 인테르로 이적해 3년간 한결같은 경기력을 유지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두 번 진출하는 동안 모두 주전으로 활약했다.

듣고 보면 권경원과 플레이 스타일이 상당히 비슷하다. 왼발잡이인 아체르비는 공 낙하지점을 먼저 포착하고 장신을 활용해 공중볼을 딴다. 몸으로 비비기보다 상대 맥을 끊는 수비를 선호한다. 수비는 안정적으로 하고, 공격 상황에서는 패스 전개가 좋다. 가끔 최전방까지 뛰어올라가 인상적인 골을 넣는다는 점만 빼면 수비와 빌드업 모두 비슷한 스타일이다.

그 선수는 힘이 좋은 것도 아니고 빠르지도 않은데, 유럽 빅 클럽의 선수들을 다 막아내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본받아야 할 선수로 삼고 많이 따라가려고 하고 있어요. 비슷하다는 소리를 듣겠다는 각오로 해야죠. 1988년생이더라고요. 롱런하는 선수이기도 하잖아요.”

현역 국가대표로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여러 차례 선발출장했지만, 권경원은 내년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욕심을 절대 밝히지 않는다. 대신 대표팀 이야기를 하면 1992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끝없는 경쟁에 대한 겸손한 각오를 반복할 뿐이다.

흥민이, 재성이는 항상 보고 싶죠. 만나서 같이 공 차고 싶고요. 같이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항상 발전하는 느낌이에요. 대표팀의 뛰어난 선수들과 부딪쳐 보고 같이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만으로도 나아지는 느낌. 그래서 대표팀 동료들에게 고맙고, 그래서 대표팀에 계속 가고 싶게 만들어요. 그들의 마인드와 소집될 때마다 스프링을 밟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느낌이죠.”

권경원은 동료 수비수들에게 특히 배우는 게 많다며 오랫동안 본 ()민재, ()유민이, ()승현이, ()영권이 형은 물론 최근에 함께 해 본 ()주성이, ()한범이도 배울 게 있더라고요라고 이야기한다. 훈련에서 짬이 날 때마다민재야 너는 이런 상황에서 어딜 먼저 체크하고 어딜 조심히냐라고 물어보며 선후배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기 위해 노력한다.

권경원(FC안양). 서형권 기자
권경원(FC안양). 서형권 기자
권경원(FC안양). 서형권 기자
권경원(FC안양). 서형권 기자

 

그런 권경원이 꼽는 은사는 그를 지도했던 스타 수비수 파비오 칸나바로가 아니었다. 칸나바로에게도 배운 게 많지만, 그를 수비수로 만들어 준 사람은 코스민 올러로이우다. 1990년대 수원삼성의 수비수로 국내 무대를 누비면서 올리라는 등록명을 썼던 루마니아 감독이다. 전북의 유망주에 불과했던 권경원을 2015년 친선경기에서 상대해 보더니 갑자기 UAE의 알아흘리로 영입, 아시아 최고 수준 센터백으로 키워낸 인물이기도 하다.

코스민 감독님이 저를 중앙 수비로 바꾸면서 가르쳐주셨던 모든 수비적인 방식을 통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해요. 큰 틀에서는 그때부터 변한 게 없어요. 그분의 수비 방식이 곧 저의 수비 스타일이 됐죠. 센터백으로서 개인적인 노하우를 많이 가르쳐주시기도 했고, 팀내에서의 역할 같은 것도 기준을 잡아주신 분이예요. 수비수는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부터 다 가르쳐주신 분이거든요.”

현재 한국 대표팀 수비진과 올리 감독은 상당히 큰 관련이 있다. 권경원에 이어 조유민이 최근까지 샤르자를 지휘한 올리 감독의 지휘를 받았다. 조유민이 이적을 고민할 때 권경원이 무조건 가야 된다고 권하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올리 감독 아래서 성장하며 대표팀 2, 3순위 센터백이 되었으니, 올리는 한국 대표팀 수비의 숨은 공로자인 셈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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