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인두겁을 쓴 악마가 따로 없다.
3일 오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2009년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키즈 포 캐시(Kids for cash)’ 스캔들이 다뤄졌다.
마크 치아바렐라와 마이클 코너핸은 펜실베이니아주(州) 루체른 카운티 법원의 판사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이들은 불량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른바 ‘악마 판사’로 통했는데, 강경한 판결 때문이었다.
두 판사는 “엄한 판결만이 불량 청소년을 교화시킨다”며 무단 횡단한 8살 아이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등 가혹한 판결도 주저하지 않았다. 소년 범죄율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던 무렵 이런 단호함은 대중의 호응을 끌어냈고, 두 판사는 전국을 돌며 강연하는 등 정의로운 판사로 명성을 쌓아갔다.
하지만 정의의 이면에는 ‘돈’이 있었다. 실은 아이들을 민간 교도소에 보내는 대신 뒷돈을 받고 있었던 것. 민간 교도소는 수감자 한 명당 일정 금액을 정부에서 지원받는다. 이에 더 많은 수감자가 필요했던 교도소 측은 치아바렐라와 코너핸에게 뇌물을 건넸고, 두 사람은 주립 소년원까지 폐쇄시킨 뒤 소년들을 닥치는 대로 민간 교도소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재판도 형식적이었다. 재판 대부분이 피고인 측 변호사도 없이 1분 만에 끝났고, 선고가 나오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곧장 수갑을 채워 소년원으로 보냈다. 이 같은 방식으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두 판사가 챙긴 뇌물은 무려 580만 달러(약 80억원)에 달했다.
두 사람의 무차별적 판결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대표적 사례가 레슬링 유망주였던 에디 켄자코스키. 켄자코스키는 “경찰서에서 훈육을 받게 하겠다”는 이유로 부모가 몰래 트렁크에 넣어둔 마약이 적발돼 재판이 넘겨졌다. 그러나 판사들은 이런 정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이 일로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 켄자코스키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23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만행은 2008년 피해 청소년들의 부모들이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펜실베이니아 대법원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이들이 담당했던 6000건의 재판 중 4000건의 판결을 뒤집었으며 그중 2400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도 법의 심판을 받았다. 사기죄와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치아바렐라는 28년형, 코너핸은 18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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