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온라인서비스동영상(OTT)의 등장 이후 전통 유료방송 시장이 쇠퇴의 길을 걸으며 미디어 산업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텔레비전과 셋톱박스가 아닌 손 안의 휴대폰과 태블릿으로 방송·영상 미디어를 보는 시대다.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며 산업 재편에 나서는 중이다. 뿌리는 통신업으로 같지만 각사가 모색하는 대응 방법과 생존 전략은 제각각이다. 본지는 국내 전통 유료방송 기업들의 혁신 노력과 미래 준비, 그리고 미디어시장 재편 과정에서의 역할을 심층 분석한다. 빠르게 재편되는 미디어 시장에서 기업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함께 진단한다. [편집자주] |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국내 케이블TV 1위(점유율 29%) 기업 LG헬로비전은 지역 기반 약화와 유료방송 산업 축소세에 수익성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9년 LG유플러스에 인수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으나 사업 모델이 중복되는 데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커져 성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의 지난해 매출은 1조1964억원으로 2023년에 비해 0.5% 늘어나 동결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71% 감소해 135억원으로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062억원으로 줄았다.
케이블TV 기업의 주 수입원인 유선방송·통신 사업 침체의 영향이 크다. LG헬로비전은 전국 23개 권역에서 '헬로TV'라는 서비스명으로 가입자들에게 지역 뉴스와 프로그램을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지만 유선방송에서 OTT로 플랫폼 트렌트가 넘어가면서 가입자는 줄고 있다.
실제로 2019년 방송 사업 매출 비율은 전체 매출의 33% 수준을 차지했으나 2020년 32%, 2021년 30.3%로 서서히 줄어들다가 2022년 27%까지 내려앉았다. 반면 와이즈앱리테일은 6월 OTT 시장이 21% 성장했다고 전했다. 같은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 CMB, 서경방송도 영업이익 하락을 면치 못했다. 각 기업은 지난해 각각 96%(50억원→1억원), 10%(72억원 → 65억원), 23.4%(108억원 → 82억원) 감소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케이블TV 사업 부문에서 2년 연속 적자를 봤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나 IPTV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으나 업황이 축소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KT는 IPTV를 하고 있지만 자회사 KT스튜디오의 경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나의 해리에게'를 제작해 OTT를 통해 수출하면서 큰 덕을 봤다. 기민한 콘텐츠 제작 능력과 수요 트렌드에 맞춘 유선방송의 고도화가 중요해보인다"고 전했다.
LG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케이블TV와 홈렌털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됐지만 아직 충분한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합병 후 2022년, LG헬로비전의 방송사업 매출은 약 2323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방송사업 매출은 약 2174억원으로 200억원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22년 538억원에서 2023년 135억원으로 급감했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LG헬로비전보다 순위가 높으며 IPTV에서는 국내 3위 사업자다.
LG헬로비전의 비전은 지역콘텐츠와 렌털에 있다. LG헬로비전은 지난달부터 지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교육청 우수 정책과 독특한 지역 학교 사례를 소개하는 '헬로 Edu'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5월에는 지역의 숨음 맛집을 찾아가는 '당골집'을 방영했다. 주진철 LG헬로비전 CP는 "앞으로도 지역채널 제작 역량과 PP 사업 간 시너지로 유료방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상품 매출은 성장세다. LG헬로비전의 1분기 기준 매출 수익을 분석했을 때 상품매출은 29.7%(874억원)로 가장 비중이 크다. 여기에는 방송셋톱 뿐 아니라 렌털, 커머스, 단말기 상품 등이 포함된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에 701억원 상당의 스마트 단발기 보급 사업 계약을 했으며 최근에는 부동산 플랫폼 '직방'과 스마트홈 렌털 사업 제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다만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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