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강성곤의 아름다운 우리말'…커뮤니케이션에서 형식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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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강성곤의 아름다운 우리말'…커뮤니케이션에서 형식의 중요성

연합뉴스 2025-07-30 10:0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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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이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강성곤 KBS 한국어진흥원 운영위원 강성곤 KBS 한국어진흥원 운영위원

본인 제공

◇ 커뮤니케이션에서 '형식'과 '첫인상'의 힘

현대 사회에서 사람 간의 소통은 점점 더 복합적이고 다층적으로 변하고 있다. 말이나 글로 전하는 메시지의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누군가와 처음 마주하는 순간 가장 먼저 작동하는 것은 '외형'을 비롯한 형식적인 요소다.

즉, 상대의 시선이 '이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머무를 때, 상대방은 우리에게서 외모, 표정, 태도, 옷차림 등 수많은 비언어적 신호를 단서로 삼아 즉각적으로 평가하고 해석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단 한 번의 만남,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정보가 오가고, 누가 영향력 있는 사람인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무슨 말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보일 것인가'가 더 우선시되기도 한다.

실제로 "첫인상은 3초 안에 결정된다"는 말처럼, 외모와 비언어적 요소는 상대가 나를 '신뢰할 만한가, 전문적인가, 호감이 가는가?' 등으로 평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형식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자기 연출이다. 자기 연출이란 멋 부리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내가 내 메시지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상대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나'라는 브랜드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많은 사회심리학자가 말하듯,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바라보는 나'가 다를 수 있다. 현대인에게 자기 연출은 타인의 시선을 이해하고, 나를 전략적으로 표현하는 의식적인 행동이 된다.

더 나아가 '매력 자본'은 이런 자기 연출의 한 축으로, 특히 첫 만남이나 영향력 있는 관계 형성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여기에서 매력 자본은 '타고난 준수한 외모'뿐만 아니라, 몸가짐, 센스 있는 스타일링, 단정함, 자기 자신을 아끼는 태도 등 내가 내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모든 형식적 자원을 의미한다.

◇ 고전에서부터 이어진 외모의 가치

오랜 옛날, 장자(莊子)마저도 잡편(雜篇)의 도척편에서 '용감무쌍한 것은 하덕(下德), 두루 많이 아는 건 중덕(中德), 키 크고 아름다운 게 상덕(上德)이다'고 설파한다.

물론 당대의 시대 상황도 있고 다소 우화적인 면도 있을 것이지만, '준수한 외모'는 오늘날 나를 드러내는 가장 힘센 무기요, 경쟁력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처럼, 옛 성현들조차 인간의 외형에서 드러나는 매력을 능력 덕목과 동일선상에서 다루곤 했다. 이는 시대적 관점만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적 심리와도 연관이 있다.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외형적 매력은 친밀감, 신뢰 형성, 궁극적으로 소통의 문을 여는 데 필수적인 '첫 관문'이 된다.

즉,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외형적으로 신뢰를 주지 못하면 상대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외모지상주의'란 말은 불편할 수 있지만, 경쟁의 시대에는 오히려 자기만의 최선의 모습을 꾸준히 가꾸려는 노력이 자기 계발, 자기 존중의 일환임을 인식해야 한다.

실제로 사회 각 분야에서 외모와 첫인상, 호감의 영향력이 체험적으로 증명된다.

예를 들어, 유명 기업의 면접장에서 여러 명의 지원자가 비슷한 스펙을 갖췄을 때, 대부분의 면접관은 첫인상과 태도, 복장, 단정함 등 비언어적 요소를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삼는다. 연구에 따르면, 구직자 중에서 깔끔한 외모와 밝은 표정, 단정한 복장, 적절한 눈맞춤을 보인 이가 그렇지 않은 지원자보다 면접 결과가 더 긍정적이었다.

또한 사회 교류나 각종 네트워킹 자리, 심지어 일반적인 일상 관계에서도, 조금 더 자신을 가꾸고 신경 쓰는 태도가 더 다양한 인맥으로, 더 좋은 첫인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정치, 연예, 비즈니스 각계 지도자가 외모뿐 아니라 '자기 연출,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미국 대선 토론 역사상 케네디와 닉슨의 TV 토론(1960)이 유명하다. 라디오로 토론을 들은 사람들은 오히려 닉슨에게 더 점수를 줬으나, TV 시청자는 훤칠한 외모, 자세, 표정, 피부색, 심지어 땀까지 감안해 케네디에게 압도적으로 표를 던졌다. 이는 첫인상, 외모, 태도가 메시지의 설득력마저 좌우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외모라는 것이 타고난 형태만을 뜻하는 건 결코 아니다.

성형, 시술이 답이라는 주장도 절대 아니지만 "외모나 옷차림이 대수냐",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안일한 자기최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누구든 한계는 있지만, 각자의 조건 안에서 최적의 모습을 찾고, 머리, 피부, 패션, 표정, 목소리, 동선 등 나 자신의 형식미를 객관적으로 점검·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장 비싼 명품이나 화려함이 아니라더라도, 스스로를 존중하는 태도와 소소한 관리가 모여 '매력 자본'을 이루는 것이다.

특히 대인 관계, 면접, 발표, 중요한 협상, 낯선 이와의 첫 만남 등에서는 나의 최상의 모습과 태도를 보여주기 위한 평소의 노력, 즉 '준비된 형식'이 더욱 절실하다. 때로는 좋은 내용과 좋은 인격도, 상대방이 '이 사람은 믿고 들을 만하다'는 생각을 갖기 전에 소용이 없을 수 있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첫인상은 한 번의 기회일 수밖에 없고,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이후의 소통과 신뢰는 그만큼 쉬워진다.

결국 외모와 첫인상은 남의 눈을 신경 쓰는 피상적인 행동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고, 스스로 존중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현명한 자기 투자'와 같다.

내가 내 행동, 외모, 태도, 말을 신경 쓰면 쓸수록 그것이 결국 타인과의 소통, 기회의 문을 여는 결정적 요소가 돼 돌아온다.

오늘날과 같은 경쟁 사회, 연결의 시대에는 '내면만 좋으면 된다'는 순진한 믿음 대신, 자기 외모와 첫인상 관리 역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핵심임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에게 투자하고 연출할 줄 아는 태도, 그것이 현대인의 중요한 소통 능력이며, '자기 연출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생존 전략임을 강조하고 싶다.

강성곤 현 KBS 한국어진흥원 운영위원

▲ 전 KBS 아나운서. ▲ 정부언론공동외래어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어특위 위원. ▲ 전 건국대·숙명여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 현 가천대 특임교수.

* 더 자세한 내용은 강성곤 위원의 저서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 '한국어 발음 실용 소사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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