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부터 뮤지컬까지'…편의점 업계, 팬심 공략 경쟁

K리그-주토피아 팝업스토어 / BGF리테일 제공

|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 편의점 업계가 스포츠, 게임, 뮤지컬 등 다채로운 지식재산권(IP) 협업 마케팅 진행하고 있다. 상품 차별화는 물론 고물가에도 굿즈 소비력이 높은 팬덤을 겨냥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집계 이후 처음으로 0.4% 감소했다. 편의점의 전체 점포 수도 68곳이 줄어들어 저성장 추세를 보였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다채로운 IP 협업으로 새로운 고객 유입은 물론 기존 충성 고객층의 구매력을 겨냥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월간산업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팬덤 관련 커머스는 필요로 인해 구매하는 일반적인 목적형 쇼핑 대비 경기 민감도가 낮다. 유대감, 소통 등으로 고객의 수요를 유발하는 발견형 쇼핑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팬덤 커머스가 불황기를 극복할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U는 오는 8월 6일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함께 ‘K리그-주토피아’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더현대서울의 지하 1층에서 콜라보 한정판 굿즈 25종과 CU의 단독 K리그 상품 3종 등을 제공한다. CU는 이번 협업으로 기존 프로야구와 협업한 스포츠 마케팅을 K리그까지 확대했다. 구단별 인형 유니폼, 공식 트레이딩 카드 등을 준비해 수집 요소를 높였다. 구단별 포토 카드와 포스터 등을 출력할 수 있는 프린팅박스 기계도 마련해 체험형 요소를 도입했다. 이에 지난 25일 팝업 스토어를 공개할 당시 오픈 전부터 수백 명의 대기 인원이 발생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네이버를 통한 팝업 스토어 사전 예약도 5000명 정원 조기 마감을 기록했다.
 
앞서 CU는 지난달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구단의 홈구장 인근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콜라보 상품, 포토존, 프린팅박스 서비스 등을 준비했다. 해당 팝업 스토어의 오픈 1주일간 객수는 전주 동기 대비 872.1% 급증해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 매출도 객수에 비례해 10배 가까이 뛰었다.
 
BGF리테일 박종성 CX본부장은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자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스포츠 팬들뿐만 아니라 편의점을 이용하는 일반 고객에게도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 경험 위주 콘텐츠를 제공하며 좋은 고객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블루 아카이브 콜라보 / GS리테일 제공

GS25는 ‘덕질 소비’ 등 트렌드에 맞춰 게임 업계와의 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오는 9월 30일까지 ‘블루 아카이브’와의 두 번째 콜라보를 진행한다. GS25 전용 아트웍 개발, 캐릭터 도시락과 빵 출시, 우리동네GS 앱 스탬프 이벤트 등을 준비했다. 이번 협업으로 도시락 6종, 베이커리 상품 7종, 스낵 2종, 굿즈 12종 등을 출시한다. 오는 31일까지 뉴안녕인사동점, 강남동원점 등 전국 6개 점포에서 콜라보 특별 매장도 운영한다. 해당 매장에서는 블루 아카이브 상품을 1만 원 이상 구매할 경우 부채를 증정한다.   

게임 팬덤의 반응도 좋다. GS25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 빵’은 출시 6일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 개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동일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을 당시보다 3배 빠른 속도다. GS25는 이에 대해 이번 상품에는 78종의 띠부띠부씰을 도입해 수집 욕구를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쿠앤크파운드, 라즈베리샌드케익, 초코촉촉빵 등이 콜라보 상품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GS25가 지난해 처음으로 블루 아카이브와 협업할 당시 게임에 등장하는 케이크를 실제 상품으로 출시한 롤케익을 판매했다. 해당 상품의 사전 예약 1차, 2차 모두 각각 5000개, 3000개로 완판을 기록했다. 또 당시 콜라보 빵 6종은 3달간 약 300만 개 판매량을 기록했다. 게임 아이템 쿠폰이 담긴 도시락에 대해서는 초도 물량 100만 개가 소진된 후 고객 요청에 따라 70만 개를 추가로 생산하기도 했다.
 
이마트24는 뮤지컬 IP 콜라보 상품을 공개했다. 지난 24일부터 ‘맘마미아!’ IP를 활용한 케밥, 샐러드, 쿠키 등 8종 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뮤지컬 배경이 되는 그리스, 지중해 먹거리를 상품에 도입해 IP와의 관련성을 높였다. 이마트24는 앞서 ‘팬텀’과의 콜라보로 뮤지컬 IP 상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해당 상품 중 '피크닉샌드위치'와 '나폴리탄치즈돈까스삼각김밥'은 출시 이후 한 달간 각 상품군에서 각각 베스트 3위, 7위에 올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의 상품 트렌드 주기가 빨라지는 점을 고려해 IP 협업으로 상품을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IP 협업은 기존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팬들을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이종 업계 간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